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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0709: 깜삐나스(Campinas)] 살인적 물가
    여행:: 남아메리카/08' Brazil 2009. 6. 20. 15:39

    약 17시간의 불친절한 버스 여행을 마치고 깜삐나스(Campinas)에 도착!
    깜삐나스는 상파울루에서 약 2~3시간 정도 떨어진 도시이다.

    까를로스에게 도착했다고 전화를 하고 약 30분 뒤 마중나온 까를로스와 처음으로 인사를 한다.
    까를로스가 차를 가져온 덕분에 여행 중 처음으로 택시가 아닌 편한 이동을 하는 호사를 누렸다.

    아침도 먹지 못한 터라 우선 쇼핑센터에 가서 점심을 먹는데 얼핏 봐도 식비가 아르헨티나의 두 배다.
    음..브라질에서도 돈을 끌어 써야겠군;;

    그래도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슈퍼에서 생활 물가를 보고는...거의 기절 일보 직전;
    자두 1킬로에 약 12,000원
    치약 3개에 약 5,000원.
    식빵 한 봉지에 약 3,000원.
    오렌지 주스 한 통에 약 3,000원.
    어머..얘네 어떻게 사니?? 돈 엄청 버나봐??

    페루나 아르헨티나에 있다가 와서 체감물가가 더 비싸게 느껴지는 탓도 있지만 한국과 비교해도 비싼 물가 아닌가?
    (한국에 와보니 한국 물가도 장난이 아니다. 그동안 엄청 오른걸 몰랐던거지;;)

    그래도 다행히? 맥주는 사 마실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다. 에혀. -_-;;
    얼마 전까지만 해도 1달러에 3헤알의 환율이었다고 하나 요즘 환율로는 1.6헤알 정도이니 그 동안 물가가 두 배나 오른셈이다.


    점심을 먹고 까를로스의 여친 마리나, 그 여동생 마르따와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포르투갈어 때문에 당황하고 있던차에 에스파뇰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등장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

    올리비아와 까를로스는 영어로,
    까를로스와 마리나, 마르따는 포르투갈어로,
    마리나와 마르따, 나는 스페인어로,
    나와 올리비아는 한국어로.
    온갖 종류의 언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까를로스와 마리나는 10일 후인 7월 20일에 결혼을 한단다. 이런..난 19일에 출국인데..어쩜 결혼식 바로 전 날 출국이라니;;
    그나저나..결혼도 며칠 안 남은 예비부부에게 이렇게 들이닥쳐 더 미안한 마음뿐이다.
    우리가 오기로 한 것은 예전부터 결정된 일이고, 결혼은 2주전에 갑작스럽게 결정된거니까 미안해하지 말라고는 하지만
    미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거;;
    이들은 결혼 후 9월에 마리나의 학업을 위해 스페인으로 가서 2년 동안 있을 예정이란다.


    음악회에 가자고 마리나와 여동생이 제안했지만 17시간을 버스에서 시달리며 온 꼬질꼬질한 모습인 탓에
    피곤한 것은 둘째치고 당장 세수라도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조심스럽게 한마디.."집에가서 먼저 좀 씻으면 안될까???" ㅡ,.ㅡ

    우선 까를로스의 집에가서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나니 이제야 살 것 같다.


    까를로스의 집에 고양이 두 녀석이 있다.


    프리다와 삐땅가.


    회색 뚱뚱이 프리다는 5살,



    삐땅가는 2살.

    고양이들을 싫어했는데 자꾸 보다 보니 귀여운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가끔 지들이 공주인줄 아는 때는 정말 얄밉지만서도..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에 마르따네 집에 들렀다.
    엄마, 아빠, 할머니께서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고 예상치도 못한 직접 만드신 케잌까지 대접받았다.
    사실 정말 맛있었는데 저녁을 위해 조금만 먹은 것이 아직도 아쉽다 ㅡ,.ㅡ


    내가 술을 좋아한다니 아부지가 브라질의 술이라며 Cachaça를 주셨는데
    43도의 독주에 비해 맛은 그리 독하지 않았지만 너무 단내가 나서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꼬르도바 호스텔에서 만났던 브라질애가 자기네들은 맥주를 진짜 찬 맥주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고,
    얘네들(칠레,아르헨티나 등)은 하나도 안 시원한데 그걸 어케 마시냐며 열변을 토했었는데,
    (냉장고에서 막 꺼내온 맥주를 마시면서도 그런다. 너 페루에서 맥주 마시면 기절하겠다?)
    정말 브라질 사람들은 맥주 한 병을 시켜도 보냉통이나 얼음에 담아 내온다.


    얼음가득한 통에 담아 나오는 맥주. 까를로스와 메뉴 고르느라 정신 없는 마리나.


    페루에서 미지근한 맥주를 마시는 걸 보고 기겁을 하다가 어느새 다 식은 맥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마실 수 있게 된 나로서는
    간만에 이렇게 이가 시리도록 마시는 시원한 맥주가 너무도 반갑다.


    아까 마셨었던 Cachaça 로 만든 브라질 칵테일 Caipirinha(까이삐리냐)
    달콤하고 맛있다~
    이 술도 삐스꼬처럼 칵테일로 만들어 먹는 것이 훨씬 맛있는 듯!


    얘는 Bolinho de Mandioca com Carne Seca.
    마른 고기가 들어있는 볼리뇨?
    페루의 떼깨뇨와 비슷하다.

    이것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고기는 상온에서 말리고 보관해서 상했을수도 있다며 마르따가 겁을 주며 놀린다.
    으흐..나를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나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


    상파울루 근처에 있는 도시라고 해서 그냥 작은 시골마을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도시 규모도 상당하고 꽤 번화한 곳인 것 같다.
    당연히 리우 같은 곳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치안도 꽤 좋아 보인다고 말했더니
    “그렇게 보이는거지” 란다. ㅡㅡa

    부에노스 서점을 다 뒤져 겨우 산 포르투갈어 책을 버스에서 오는 내내 보면서 나름 공부한다고 했었는데 너무 어렵다.
    스페인어처럼 써 있는 그대로 발음이 나는 것도 아닌데다 같은 단어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발음되니 미칠 노릇이다.
    차근차근 배우면 꽤 재미있을 언어겠지만 10일안에 써먹을 서바이벌 언어만 하려고 하니 더 헷갈린다.
    얼핏 들으면 프랑스어 같으면서도 또 어떤 면에서는 독일어 같고..암튼 전체적으로 좀 느끼한 언어다;; -_-a
    그래도 스페인어와 상당히 유사해서 써 있는 것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느 정도 뜻 유추가 가능하니 다행인가?
    이건 무슨 퀴즈 푸는 것도 아니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사온 캔맥주로 하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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