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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0716: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 ② 바다 위에 솟은 설탕 빵
    여행:: 남아메리카/08' Brazil 2009. 7. 28. 02:08



    유명한 관광지에 가면 온 몸에 색을 칠하고 마네킹처럼 꼼짝도 하지 않거나 마임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저 여자분은 정말 마네킹처럼 서 있어서 순간 정말 동상인줄 알았더랬다;
    어찌보면 하루종일 저렇게 힘들게 있으면서도 구걸하는 사람들보다 못한 돈을 받을지도 모를텐데
    생각해보니 부끄럽게도 나는 보고 즐거워 했을지언정 한 번도 그 댓가를 지불한 기억이 없다.



    Pão de Açúcar
    우르카 해안과 베르멜랴 해안 사이에 있는 작은 반도에 튀어나와 있는 기암으로 높이는 395m 이다.
    옛날 포르투갈의 마데이라 섬의 설탕을 쌓아 올린 모양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예수상이 있는 꼬르도바 언덕에서의 전경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론 설탕 빵에서 내려다보는 리우의 모습이 더 멋지게 남아있다.
    일몰이 좋다 해서 일부러 해질 무렵에 찾았다.



    빵산(?)에 가려면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 한다.



    정상까지는 2개의 케이블카로 연결되어 중간에 내렸다가 다시 다른 케이블 카로 갈아타야 한다.
    이때까지는 저 두개를 당연히 탈 수 있을거라 전혀 의심히 않았다. -_-;



    케이블카 타고 고고씽~



    첫 번째 케이블카에서 내려 두 번째 케이블타를 타러 가는 길에 해변에 모습이 보인다.



    저 멀리 언덕위의 예수상도 보인다.



    오전에 니떼로이를 가며 건넜던 긴 다리도 보이고..



    예수상이 있는 곳에서 그렇게 찾았던 헬기 탑승장이 이곳에 있었다!
    순간 주머니에 있는 카드를 들고 뛰쳐나가 헬기에 올라타볼까 하는 욕구가 솟았지만-_- 곧 해가 지려 하고 있었다.



    서둘러 두 번째 케이블카 탑승 장소로 이동했다.
    근데;;;;;

    사람이 너무 많다!!!! @.@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을 보니,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겨우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위에서 석양을 보겠다는 생각은 역시 나만 한것이 아니었다;;

    어쩌지..??
    기다려서라도 정상에 올라가야 한다 vs. 그러다 석양을 놓치면?
    온갖 잔머리를 굴리다가 결국 케이블카를 기다리다 석양을 놓치느니 여유있게 석양을 보자는 쪽이 승리했다.
    정상에야 해 지고 난 뒤에 올라가도 되니깐~
    '빵산 정상에서의 석양' 이라는 그럴듯한 타이틀은 놓쳐 아쉽긴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니까.




    저 아저씨는 이곳까지 등반을 해서 오신 것 같다. 와우~



    해가 더 점점 지고 있었고, 정상을 바라보며 '저기나 여기나 해 지는건 똑같지 뭐~' 라며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었다.





    두둥~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도
    일출이나 일몰때는 해가 얼마나 빨리 뜨고 떨어지는지. (실은 지구가 도는거지만)



    해변에 떠 있는 배들은 코파카바나 띠띠까까 호수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순식간에 해는 넘어가 버렸다.


    (앗! 동영상 시작하자마자 아까 등반을 하고 올라온 아저씨가 내려가는 모습이 살짝 포착되었다. 이제야 확인;)


    이제 해도 졌고, 다시 두 번째 케이블카를 타러 가볼까~



    오우~ 지쟈쓰!
    줄이 줄기는 커녕 더 길어졌다!!
    대체 줄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끝이 보이지도 않았다.
    이 사람들은 석양을 보지도 못했을거 아냐?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속으로 마음껏 놀려주면서 긴 행렬 끝에 줄을 섰다.

    30, 40분 정도가 지났을까...
    아직 3분의 1도 줄어들지 않은 것을 보며..이렇게 줄을 서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석양의 여운을 조금 더 느껴보는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고는..아깝고 아쉽지만 줄에서 빠져나와버렸다.

    벤치에 앉아 리우의 풍경을 다시 실컷 감상해주고, 사진찍기 놀이도 하고..
    시간이 지나 케이블카 쪽으로 다시 가게 됐는데,



    멈춰있는 케이블카!

    기계 고장으로 케이블카는 공중에 멈춰 있었고, 더이상 운행도 하지 못하게 됐다.
    한참을 기다렸을 사람들의 불만이 여기저기 터져나왔지만..고장 났다는데 억지로 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도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갖혀버린 사람들...
    주위가 깜깜해질때 까지 저렇게 멈춰 있었으니 족히 한 시간 정도는 멈춰 있었던 것 같다.
    나 고소공포증 있는데...저기 있었다면;; 이 빵산의 기억은 최악으로 남았을 것이다..ㅡ,.ㅡ



    날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멀리 예수상의 모습이 더욱 뚜렷이 보인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예수상에 불이 비춰졌다.





    밤이 되면서 빛나는 리우의 야경은 실제 저 안의 모습과는 상관 없이 밝고 화려하다.




    지상으로 내려오니 사람들이 어딘가에 길게 줄을 늘어섰다.
    운행 중단으로 케이블카를 타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환불을 요구하며 서 있는 것.
    운행이 중단되기 전에 이미 타는 것을 포기했었지만, 이렇게 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지~
    얼른 줄에 합류하여 항의하는 사람들의 무리에 끼었다.

    사무실은 그야말로 난리법석이었지만...
    원하는 날에 오면 반 값에 다시 빵산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을 '내일 당장 떠냐야 한다'고 뻥치며 무시해주고는
    결국 50%를 환불받았다.

    아직도 생각하면 정상까지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자칫 기다리다 놓칠 뻔한 숨막히는 석양을 보았고, 게다가 50% 환불이라는 행운도 얻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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