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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0717: 리우 데 자네이루(Rio de Janeiro)] 아름다운 리우의 해변! 그러나 몸 상태는...
    여행:: 남아메리카/08' Brazil 2009. 7. 28. 02:58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인사법에 베소(beso)라는 것이 있다.
    인삿말과 함께 볼을 맞대며하는 볼키스인데, 입으로는 '쪽~' 소리를 내준다.
    일반적으로 남자-여자, 여자-여자 사이에만 베소를 하고, 오른쪽 뺨만을 가볍게 부딪히며 하는 인사다.
    (라틴아메리카 외에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볼키스를 하며 나라에 따라 두 번 하는 곳도 있다.)
    남자-남자 사이에는 악수나 포옹을 하고 베소는 하지 않는데, 아르헨티나 등 일부 지역에서는 극친밀감의 표시로 남자끼리 베소를 하기도 한다.

    페루에 처음 가기 전, 베소 이야기를 들은터라 이 인사법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얼굴을 맞댄다는 이 인사법이 어색한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어서, 나는 현지인들보다도 먼저 몸이 자동으로 튀어나갈 정도로 베소를 좋아하게 됐고 습관화가 되었다.
    쉽게 만지기 힘든 볼살을 서로 나누는 느낌. 그것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더 가까워지는 것 같은 무언가가 있다.
    이것 역시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어 어떤 한국인들은 2년이 지나도 베소를 꺼려해 절대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본인이 어색해서 그런건 이해하지만..남의 나라에 갔을 땐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이 절대 신발을 벗지 않겠다고 실내에 신발을 신고 들어온다면 이해는 하겠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건 인지상정일테니까.

    브라질도 역시 베소로 인사를 하는데 리우에서는 베소를 두 번 한다.
    외부에서 보는 브라질의 이미지(쌈바, 축구, 정열적 사람들 등)는 대부분 리우의 모습이라고 한다.
    베소도 두 번이나 하니까, 사람들이 조금 더 정열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집세가 워낙 비싸서 한 집에 여러명이 공동으로 나누어 사용하는 형태가 보편화 되어 있다.
    사실 내가 딸리따네 집에 신세를 지면서 머무르는 곳이 딸리따 친구의 방이다.
    친구와 함께 사는데 친구가 집을 비운 동안 친구의 허락을 받아 친구 방에서 머무른 것.


    리우는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로 알려졌으며, 아름다운 비치로 유명한 곳이다.
    리우는 현지인들도 주의를 줄 만큼 치안이 좋지 않지만 해변에서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지난 며칠 리우에 있는 동안 안좋은 일은 없었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하나도 없다.
    길거리에는 노숙자들이 넘쳐나고, 조금만 골목을 잘못 접어들어도 금새 험악?한 분위기로 바뀐다.

    그래도 딸리따는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본인이 더 신나했고,
    그 모습은 리우에서는 더욱 조심하라던 까를로스의 모습과 비교되어서 좀 웃기기도 했다.




    코파카바나 해안.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치다.



    날씨는 눈이 부시도록 좋았고, 물 속에서 노는 사람들도 모두가 즐거워 보였다.
    나는?
    그냥 구경만 했다 ㅡ.,ㅡ



    뜨거운 태양볕 아래서 먹는 빙수(얼음을 갈아 과일과 함께주는 빙수는 이곳에도 있었다!)는 정말 맛있었지만
    순식간에 물로 녹아내릴 정도로 더위가 나를 짓눌렀다.



    코파카바나 해안에서 걸어서 20분? 정도면 이빠네마 해안에 도착한다.



    이빠네마 해안.
    코파카바나 해안 남쪽 끝에서 내륙 쪽으로 500m 가량.
    '보사노바'의 히트곡 '이빠네마의 딸(Garota da Ipanema)'의 무대가 된 곳이다.
    1960년대부터 고급 주택가로 번성해서 근처 Leblon에는 Shopping Leblon 등 대형 쇼핑몰이 많이 있다.

    코파카바나 해안에서 이빠네마 해안으로 가는 도중에 있던 일.
    그늘 하나 없는 볕이 너무 뜨거워 흐느적 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있었는데 맞은 편에서 남자 두 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너무 더워서인지 주위에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나 역시 더워서 정신줄 놓기 일보직전 이었지만 주의를 기울이며 걷던 터라 그들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고, 내 레이더망에 포착, 경계에 들어갔다. 물론 티는 안냈지만.

    우리의 거리가 거의 2m 정도로 좁혀졌을 때, 한 남자가 갑자기 내 앞에 주저 앉아 신발끈을 묶으려 했고
    다른 한 남자는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나는 보았다!
    그 남자의 신발끈이 풀려있지 않았다는 것을!!

    바로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챈 나는 옆의 매점으로 붙어 뒤에 메고 있던 가방을 품안으로 돌렸고,
    사라졌던 한 남자는 바로 내 뒤에서 기회를 놓치고는 멋쩍게 신발끈을 묶던 남자에게로 갔다.
    그리고 그 둘은 나를 보고 씨익 웃으며 유유히 걸어갔다.
    나 역시 쿵쾅거리는 심장을 바로 진정시키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


    리우의 멋진 해변들을 보고 났지만 아름다운건 아름다운거고, 역시 내가 직접 들어가서 놀지 않았으니 페루 뜨루히요의 우안차코 해변이 더욱 그리워졌다.

    Leblon 지역의 상징인 대형 쇼핑몰에서는 덕분에 시원하게 더위를 식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버스를 탔다가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숨이 막힐 뻔 했다.
    낮부터 흐르던 콧물은 점점 심해지고 목은 더 부어오르고 있어서 아끼던 한국 감기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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