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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0908 굿이라도 해야할 판
    일상/흔적 2009. 9. 8. 20:59

    <사진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2009년엔 아무래도 마가 꼈나보다. 아님 나도 올해가 삼재인가..
    년초부터 계속 뭐가 터지더니 이건 뭐 사건의 연속이다.
    올해가 4개월이나 남았는데 누구 말대로 용한 점집가서 부적이라도 하나 받아야 하나 ㅡ,.ㅡ

    이번엔 분실사건.
    카메라와 렌즈, 신용카드와 현금 등이 몽땅 없어졌다..
    택시에 두고 내린 듯 한데, 며칠이 지나도 아무 소식 없는거 보니 영영 내 곁을 떠난 모양이다.
    아침에 눈을 떠 그 사실을 안 순간부터 현재까지 패닉상태가 지속되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분실일자>
    - 2009년 9월 4일 새벽 1시 30분~2시경
    - 강변에서 구리오는 택시 (추정)

    <분실한 것들>
    - 캐논 EOS 350D (Black) : S/N 1030625601
    - 시그마 AF 18-50mm f2.8 EX DC MACRO F/CANON : S/N 1061494
    - 크램블러 가방 (Black)
    - 캐논 정품 배터리 2개
    - CF4Gb 메모리카드
    - 카드지갑
    - 신용카드 두 장
    - 현금 약간
    - 그 외 자잘한것들...


    어느것이든 제 물건을 잃어버리면 속이 상하지만 카메라가 내게 주는 의미는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 상심은 정말 상상 불가다.
    사용한지 3년이 넘은 350D 카메라는 지금은 단종되어 나오지도 않는 것이지만
    그 녀석과 함께한 추억이 너무도 많아서 셔터박스가 나갈때까지 사용하려 맘먹었던 내 수족같은 존재였고,
    렌즈는 몇 달을 고민하고 고민하다 가진 돈 털어 겨우 구입한, 한 달 밖에 안된 딱 두 번 찍은 녀석인데
    요것들이 세트로 내 손을 떠났다..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간수를 잘하지 못한것이니 내가 녀석들을 버린꼴이 되어버려 마음이 더더욱 아프다.
    남들은 물건 잃어버려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데,
    난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도 않지만 가끔 한 건씩 이렇게 크게 터뜨려주곤 다시 내 손에 들어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무래도 살면서 덕을 덜 쌓았나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다음날 카메라를 사용하려고 먼 길을 고려해 잘 매고 다니지도 않는 카메라 가방에 녀석들을 넣고
    구입한지 열흘이 채 되지 않은 새 메모리카드와 추가 배터리까지 준비해놓고서는 방문 옆에 대기시켜 놓았다.
    저녁때 친구의 번개에 나가려다가 방문 옆에 놓인 녀석을 발견하고는 들고 나간다.
    (잃어버리려고 아주 작정을 한거다. 그 밤에 찍을게 뭐가 있다고 들고 나간건지;;)
    친구와 잘 놀다가 대화가 끊기지 않아 결국 새벽에 택시를 타고 들어왔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내가 가진거라곤 핸드폰과 열쇠 뿐이었다.

    보통 술을 진탕 먹어도 부분부분 기억이 나는데, 이번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 경우가 더 위험한데 남들이 보기엔 멀쩡하기 때문이다 -_-
    몇 년에 한 번 가끔 찾아주시는 망각의 그분이 이번에 다녀가신거다.
    그래도 집엔 잘 찾아와서 자고 있었으니 그넘의 귀소본능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택시에 놓고 내렸다고밖에 볼 수 없는데 카메라 가방이야 그렇다 쳐도
    각각 다른 바지 주머니에 있던 카드지갑과 현금 역시 사라졌다는건 좀 이해할 수 없다.
    혹시 택시 강도를 만나 다 뺐겼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ㅡㅡa

    그렇게까지 생각을 하고 나니 요즘같이 무서운 세상에 그 야밤에 혼자 택시를 타고 집에 무사히 온 것 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다.
    그 카메라가 내 목숨을 살려준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조금씩 포기와 체념의 단계를 거치며 이제 새로운 녀석들을 영입하기 위해 고민중이다.

    카메라 바디는 이번 기회에 업그레이드 한다는 생각으로 위로 한다지만
    렌즈는 똑같은 녀석을 다시 사려니 속이 더 쓰리다.
    나는 아무래도 줌 렌즈와는 인연이 없나보다. 줌 렌즈는 쓰기만 하면 잃어버리거나 도둑맞는다. 그것도 거의 사자마자;;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술자리를 갖지 않을 예정이다. 올해가 끝날 때까지 외출도 삼가한다.
    이번에 충격이 너무 컸는지 술은 꼴도 보기 싫다.
    금주 하겠다는 무책임한 말은 하지 않겠지만..이제 적당히 해야할 나이가 오긴 했다. 올해는 더더욱.

    빨리 상심 접고 이쁜이들 데려와서 일상적인 삶을 살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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