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까지 문을 연 식당을 찾기 어렵다는 조언에 따라
저녁 식사 예약을 해놓고 교동도의 골목을 다시 돌아본다.
금세 해가 져서 캄캄해진 교동도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밤거리를 혼자 걷는 두려움을 느낄 필요도 없이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닌 색다름이 좋았던 건지,
습기 가득한 조용한 밤길이 좋았던 건지,
안개가 가져다준 1박의 선물로 기분 좋은 밤을 보냈다.
긴 밤에 빠질 수 없는 유흥거리(?)를 찾아 들어간 치킨집~
치킨 안주에 술 한 잔.
해맑은 아기 사진과 섹시한 언니;;;;;
벗은 언니 사진은 치킨집에서 빠지지 않는 아이템인가.
교동도의 특산물이라며 서비스로 주신 검은콩 '서리태'.
서리를 맞고 자라 서리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소주를 시켰더니 빨간뚜껑의 참이슬을 주시기에 파란뚜껑(후레쉬)은 없냐고 여쭈었더니
"소주라고는 이것 하나밖에 없는데, 사람들이 빨갛다고 안 마셔. 나도 답답해~"
응? 몬 소린지 이해 못 하고 있었는데...
분단 상황에 얽힌 웃지 못할 이야기였음;;
혹 농담이신가 싶어 나올 때 다시 여쭈었더니 농담이 아니라는;;
안개 때문에 배가 뜨지 않아 갇혔다고 했더니
3월경에 안개가 많아서 이런 일이 잦고, 최장 15일까지 배가 뜨지 못한 때도 있었다고 한다.
흐엉;; 이러다 내일도 배 못 뜨는 거 아냐??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데에 낙담과 함께
'한 며칠 더 갇혀 있어도 좋겠다.'는 바람이 자리 잡았던 밤.
치킨집 주인아주머니께 다음에 꼭 다시 찾아오겠다며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었던 그 순간이
정말 시간여행이었던 듯 아직도 꿈같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