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서른이 되나 보다.
예전에 '서른이 되면 정말 끔찍할 것 같아.'라는 예상과는 반대로
또, 몇 년 전부터의 바람(혹은 주문)대로 서른을 맞이하는 것이 정말 기쁘고 설렌다.
농담처럼 이제 더는 20대가 아님을 한탄스러워하기는 해도.
적당히 나이 들었고, 무언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적당히 어린 나이.
자축하는 의미로 케이크에 가득 차게 30개의 초를 꼽고 싶었다.
나의 친절한 친구들은 결국 내 바람과는 다르게 심플하게 큰 초 세 개를 꼽아주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생일케이크에 초를 꼽아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를.
올해는 특별히 집에 가지고 가서 먹으라고 롤케이크도 따로 챙겨주었더라는.
(이렇게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이 매달 모으는 회비 덕분이라고는 말하지 말아야겠다;)
스물한 살처럼 보이려고 큰 초 세 개중 한 개를 깊숙이 넣은 것은 아니다.
단지 난 가득 찬 서른 개의 초가 없다는 것이 좀 아쉬웠을 뿐이라고.
여튼 그렇게, 조금 이른 생파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