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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9월 27일] 다카 → 사바
    여행:: 아시아/05' Bangladesh 2005. 12. 8. 02:49

    ☆ [2005년 9월 27일 : 다카 → 사바]


    우빈이가 살고 있는 집주인네 집에서 아침초대를 했다.

    멀지 않은 곳에 집주인이 살고 있었다.

    준비해놓은 음식들이 굉장히 깔끔했다.

    왼쪽 위에 있는 것은 잡채같은 국수무침이었고,

    그 오른쪽에 있는 것은 고등어 조림과 비슷한 일리스마치. 이게 젤 맛있었다.

    저 노란 밥은...미스티..세상에. 설탕을 가득 넣고 밥을 한건지..단 정도가 상상초월!

    왼쪽 아래 있는 것은 동그랑땡 같은 것.

    다른 집 음식들은 도저히 못먹겠는데 이 집 음식은 그래도 먹을 만하다고 했다.

    다들 한입 먹으면 맛있는데..많이는 못먹을 음식들..ㅡㅜ

    방글라 음식들이 다 달고 느끼한가보다ㅡ

    이건..샤마이라고 하는데...과자같이 바삭한 것으로..역시 설탕 덩어리;;;;

     

    이 집 아이들..밥먹자마자 들어가서 공부 중이다;;

    진짜 저렇게 매일 공부를 하는 건지. 아님 내가 와서 공부하는 척 하는 건지 모르겠으나ㅡ

    어땠든 영어공부중. 수업이 다 영어로 진행된단다. 와...

    가족사진. 아줌마, 아저씨. 그리고 첫째, 셋째, 둘째. 저 셋은 쌍둥이란다. 이란성이라 그렇겠지만..안닮았네ㅡ

    주인아저씨..환상의 1:9 가르마ㅡ

    뭘로 돈버시는지 모르겠으나. 진짜 부자인가보다. 주머니에 지폐뭉치를 넣고 다닌다 ㅡㅡ;

    삼성 슬라이드 핸드폰을 쓰고 있었는데, 네 핸드폰은 뭐냐며 은근히 자랑도 하신다 ㅡㅡ"

     

    지난번 여자아이가 물을 떠가던 장소.

    아무래도 물길을 막으려는지..공사 중이다.

    방글라 사람들 일하는거 보면. 진짜 속 터진다. 일하면서 머리를 전혀 쓰지 않는다.

    한번 이렇게 해보고...다시 원래대로 하고. 또 이렇게 해보고..원래대로 하고...세월아 네월아~

    저 공사 이후에도 며칠동안 진행되었는데, 하기 전과 달라진게 없는 듯 했다 ㅡㅡ;

     

    기념품이나 살까 해서 가게에 갔다.

    방글라 왕자와 공주 인형-_-을 사고..아랍어로 '알라'라고 씌여진 액자를 하나 샀다.

    (지금 그 액자는 내 책상 앞에 붙어있다. 나 아무래도 이슬람으로 개종해야 할 것 같다;;;)

    주인 할아버지. 할아버지 뒤로 보이는 방글라지도 모양의 시계가 매우 탐났으나..

    가져오기 번거로울 것 같아 말았는데..후회 중이다;;

     

    아까부터 꼬마애가 졸졸 쫓아다니며 '박시시..박시시...'를 중얼거린다.

    외면하고 다녔으나..우리가 슈퍼에 들어가자 슈퍼 앞에서까지 기다리는 바람에..결국 한푼 쥐어주고야 말았다.

    사실..그 돈 우리돈으로 10, 20원 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돈을 주는 것이... 과연 이 애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 생각하게 된다.

     

    얼음과 함께 '라찌' 갈고 있는 중.

    요구르트같이 시큼한 맛이 나는데, 더울 때 한 잔 들이키면. 으아ㅡ 그맛 최고다.

     

    집에 들어가는 길..릭샤아저씨..어째 운전을 제대로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 아저씨..앞을 안보고 뒤에서 달려드는 버스를 피하려다 그대로

    앞에 주차되어있는 봉고차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어~어~"하는 찰나. 릭샤는 그대로 봉고차 뒤를 들이받았고

    자동차 라이트 완전 박살나고 릭샤 찌그러지고.

    우빈이는 살짝 튕겨 이미 길에 서 있었고-_- 나는 무릎이 차에 그대로 박히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순식간에 몰려드는 사람들.

    차 주인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깨진 라이트를 보고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다.

    너무 놀래서 아픈건 느낄 겨를도 없었고, 여기서 좀더 밍기적 대가다는 괜히 덤터기를 쓸 것같아

    릭샤아저씨한테 차비를 쥐어주고는 얼른 빠져 나왔다.

    심장이 아직도 두근거려..ㅡㅜ 하마터면 한국에 실려갈 뻔했네 ㅡㅡa

    다행히 타박상에 그치는 경미한 부상. ㅡㅡv

     

    다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바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옥주언니가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학생들에게 그래픽을 가르치고 있는데,

    오늘은 그곳에 가기로한 날.

    언니네 집에 세탁기가 있다는 이유로..빨래할 옷들을 잔뜩 싸서는-_- 집을 나왔다.

    베이비택시를 잡아타고..버스터미널로 가는 길.

    차가 정차할 때마다 양옆으로 몰려드는 박시시들..

    어떤 이는 팔이 없고, 어떤 이는 눈이 먼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구걸을 한다.

    어떤 할아버지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돈을 주었는데, 더 달란다ㅡㅡ;

    몰려드는 사람들을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사지가 멀쩡한 내가 웬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저들은 무엇 때문에 저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빈이는 옆에서 내가 온 이후로 방글라가 이상해졌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감추질 못한다.

    "정지..내가 여기 일년 살면서 이렇게 며칠동안 비가 오는걸 못봤거든? 너 안되겠다ㅡ"

    내가 뭘..ㅠㅠ

     

    "근데..방글라 버스는 어때?"

    "죽음이지. 진짜 좋아~"

    "진짜? 의왼데?"

    "터키버스 저리가라야. 아마 놀랠 것이다ㅡ"

     

    믿은 내가 바보지.....OTL

    사진으로 보면 꽤 깨끗해 보이나;;; 절대 그렇지 않다 ㅡㅡ;

    눈이 빠질 것 같이 쳐다보는 사람들을 뚫고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ㅡ,.ㅡ

    다카를 빠져나가면서 버스는 국도같은 곳으로 들어섰는데..

    이때부터 버스는 죽음의 질주를 시작한다 ㅡㅡ;

    왕복 2차선에 불과한 이 도로에서..버스, 트럭들이 중앙선 무시한 채 무작정~~ 빵빵~~ 거리면서 달리는거지...

    충돌직전에 서로 잘도 피하는 차들..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OTL

    사바는 버스로 1시간 정도의 거리.

    좀더 먼 곳을 가는 경우에는 탑승자들의 사진을 찍어둔단다.

    죽으면 누가 탔었는지 볼라고 ㅡㅡ;;;

    어쨌든. 목숨 내놓고 탄 이 버스는 드디어 사바에 도착. 어흐..다리풀려..

     

    옥주언니가 일하는 교육센터에 갔다.

    쌀루아까미즈(방글라 전통 옷)를 곱게 차려 입은 언니가 반갑게 맞아준다.

    언니가 가르치는 학생 중에 따렉이라는 학생이 우리가 온다는 소식에 저녁초대를 했다고 한다.

    오늘은 가정방문의 날이군~ ↖(^^)↗

     

    우리가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따렉은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따렉네 집에 가는 중..

    사람을 봐도 본척도 안하고. 길에 저렇게 널부러져 있어서는;;;;

     

    10분여를 시골길을 걸어 들어가 따렉네 집에 도착했는데...

    ...........정전이다 ㅡ,.ㅡ

    방글라는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서...툭하면 정전이 된다고 하는데 특히 사바같은 시골은 더하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선풍기를 못틀으니..더워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따렉 어머니께서 대따 큰 부채를 가져오시더니...손수 부쳐주신다..

    아니;;; 그러시지 않으셔도 되는데ㅡ 근데 부채질의 위력이..짱이다!

    부채 부치는 법이 우리나라랑 틀린데, 우리는 부채를 좌우로 흔들어 바람을 만드는 반면

    방글라 부채는 손잡이가 둥근 막대로 되어 있어서 부채를 뱅뱅 돌린다.

    음..그러니까..우리나라의 부채의 운동반경은 180도 정도인데 반해,

    방글라는..360가 돌아가는 셈이다.

     

    초를 켜놓고..저녁식사가 시작되었다.

    밥을 얼마나 많이 퍼주시는지...계속 더 먹으라고 해서 겨우겨우 먹긴 했는데...

    죄송한 말이지만...정말..음식이..맛이 없었어..ㅠㅠ

    그렇지만..다 먹었지! 우빈과 옥주언니..방글라 음식에 잘 적응한다며 또 한번 놀래주시고.

     

    저녁을 먹고 옥상에 올라갔다.

    시끄럽고. 매연으로 가득한 다카에 있다가..조용한 시골에 오니..정말 살 것 같았다!

    그래..좀 이렇게 조용해야...사람이 안정이 되지..난 정말 도시가 싫어...ㅡㅜ

    따렉. 이 친구가 나랑 동갑이다;;;;;

     

    한참을 놀다 다시 집으로 내려갔는데..전기가 들어온다~

    따렉이 이번에 샀다는 컴퓨터. 비록 인터넷도 연결되어있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센터에서 배우는 그래픽의 복습과, 힌디 뮤직 비디오를 보는게 다 인 것 같았지만.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다. 자랑하고 싶었는지. 계속 음악을 틀어준다.

    대학교까지 졸업했지만..방글라에서는 취직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한다.

    (빽있어야 하는건 한국이나 방글라나;;)

    취직을 위해..그래픽 공부 중인 따렉. 좋은 결과가 있었음 좋겠는데...

    드디어 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띡띡이!

    방 벽에. 두 마리나! 붙어있다. 자세히 보면 귀엽다~

     

     

    따렉 어머니, 따렉, 여동생(전공이 국문학이었다는 것 같은데...기억이;;;)

     

    밖에 나오니 어느새 한밤중이다.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닌데. 역시 시골길은 캄캄해;;;

    조용한 시골길을 걷고 있는데..반짝반짝 하는 것들이 보인다. 반딧불!

    오..나 처음봐ㅡ 서울서 태어나 시골도 없이 서울서만 자란 나는..반딧불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것.

    눈을 감고 가만히 있으면 조용한 바람소리. 눈을 뜨면 반딧불!

     

    조금만 걸어 나오니 옆에 대학이 하나 있었다.

    자항기르노고르 대학인데..방글라에서 두 번째로 좋은 대학이란다. 이곳은 새 보존지역으로도 유명하다고.

    대학 카페테리아..요즘 비가 계속 와서 잔디밭에 앉아 있을 수도 없고..구경이나 할겸 돌아다니는데..

    마침 오늘 이 학교에서 콘서트가 있단다.

    한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고 하여..콘서트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

    과자를 까먹으며 시간을 떼우고 있는데 지나가는 시위대의 행렬.

    교수들의 횡포를 용서할 수 없다-_-고 시위 중.

    우리나라에 815콜라가 있다면, 방글라에는 프란이 있다ㅡ

    우리 뒤에서 어슬렁 대던 무시무시한 개.

    방글라의 개들은 다들 비쩍 말랐다. 그리고 그 개들은 짖지도 않는다. 짖을 힘도 없기에.

     

    콘서트가 시작될 시간. 노천극장에서 공연이 준비 중이었는데...

    벌써 사람들로 스탠드가 꽉 찼다. 우리의 눈에 들어온 자리는 맨앞 한가운데 자리;;;;

    저 자리로 들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다들 눈빛을 교환하다가...

    그래..기왕 보는거 앞에서 보는 것도 좋지ㅡ 하고는....인중을 뚫고 들어간다.

    순간 터지는 환호-_-와 박수..그리고 휘파람 소리;;;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됨과 동시에 우리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이렇게 민망할 때가;;;;;;

    그래도 우리는...꿋꿋이 맨앞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앉았다 ㅡㅡv

     

    아마도..무슨 공식적인 행사가 진행될 예정인가보다.

    이 이후에도 약 30분여를 기다려 겨우 행사가 시작되었고.

    교수들이 주~욱 나와서는..권위있게 앉아있다가...대표학생 몇몇에게 무언가를 나누어주고..

    아마도 대표교수인 듯한 사람의 연설이 이어지고는 공식행사는 끝이 났다.

    아...지루해 죽을 뻔했네...

    행사 진행 중에..교수들도 상당히 지루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으나, 맨 앞에 앉아있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자세를 똑바로 바로잡아주시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ㅡ,.ㅡ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방글라의 구슬기..10살인데...TV에도 나오고..모두가 알고 있는 아이었음.

    꼬마애가..몸놀림이..오....

    근데..난 우리나라 애들도 그렇고 저렇게 어른들 추는 춤을 멋들어지게 추는애들을 보면..

    저들이 정말 좋아서 추는건지. 단지 따라하는 것인지 궁금해..

    애들은...그냥 애들다웠으면 좋겠어..

     

    여러 가수들이 나올 때마다..사람들은 점점 흥분하고 있었다..

    노래는 다 힌디 음악이었는데..이곳 젊은이들은 힌디음악에 미쳐있었다.

    마치 우리가 예전에 팝에 미쳐있던 것 마냥..

     

    힌디음악은 이번에 나도 처음 접해봤는데..그 리듬이 한번만 들어도 머릿속에 들어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따라하게 만든다. 뮤비보면 그 화끈함이 효리언니는 끼지도 못해;;;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앉아있던 사람들이 다들 앞으로 뛰어나왔다.

    그리고는...미친 듯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열기가 점점 더해져...심지어는 이들이 무서워질 정도였다..

    그리고...이 나라에서 이들이 술을 먹지 못한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ㅡ,.ㅡ

    이들이 술 한방울 먹지 않고 이렇게 광적으로 놀 수 있다는 것이 나는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아무튼...정말 잘 놀고 있는 ㅡㅡa 학생들..

     

    원래 코이카 규정에는 집회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는 가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우리는..많은 사람..그것도 광적으로 노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 있었다..

     

    따렉에게 물었다.

    "와..너네 진짜 잘논다. 원래 다들 이렇게 놀아?"

    "이렇게 콘서트를 하는건 방글라에서는 굉장히 드문일이야."

    "아닌 것 같은데? ㅡㅡ;"

    우리나라에도 먹고 마시는거 빼면 놀거리가 없지만..이 나라는 마시지도 못하고,

    문화생활도 보편화 되어있지 못하니..마땅히 끼를 분출할 곳이 없기는 했다.

     

    공연이 끝나면 빠져 나오지 못할 것 같아 마지막 가수의 노래가 진행중일 때 일어섰다.

    그때 앞에서 춤을 추고 있던 한 남자애가 오더니 꽃다발을 준다;;

    아니 이걸 왜 나테 주는거야;;;;;;;

    사람들..다 그냥 받으란다;;;; 뭐..그래서 받았다.  ㅡㅡa

    평소같았으면 자기에게 쏟아졌을 시선이 내가 온 후 자기는 거들 떠도 안본다며 빈정상해있는 우빈.

    그 투덜거림은 사바에 있는 내내 이어졌다 ㅡㅡ^

     

    비록 벌레들은 더 많지만;; 이 조용한 사바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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