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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9월 25일] 다카
    여행:: 아시아/05' Bangladesh 2005. 12. 8. 03:09

    ☆ [2005년 9월 25일 : 다카]

    밤새 기차가 괴성을 내며 지나가고..밖에서는 뭔지 모를 놈이 띡띡대는 바람에 한시간마다 한번씩 깼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체 그것들이 다 무슨 소리냐며 투덜댔더니

    빈민가가 기차길 양쪽으로 형성되어 있어 지나갈 때마다 경적을 울리는 소리이고,

    내가 혹시 쥐새끼가 아닐까 의심했던 이상한 소리의 주인공은 띡띡이;;;

    띡띡거리며 운다고 띡띡이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놈이 도마뱀. 도마뱀을 방글라에선 띡띡이라고 부른다..ㅎㅎ)

     

    모닝 커피 한 잔 마시고 슬슬 밖으로...

    환한 방글라의 첫 모습은?

    거리는 시리아, 이집트 저리가라로 무법천지 & 클락션 소리.

    릭샤, 택시, 트럭, 사람들이 엉켜서 아수라장이다.

     

    현지 식당(사실은 식당이라고 하기도 뭣한)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뽀루따라는 난 같은 빵과 딤바지(계란후라이).

    참 성의없게, 맛없어 보이게 나온다 ㅡㅡa

    식당 안에 있던 사람들...동물원의 원숭이도 그렇게 먹을 때 쳐다는 안보겠네.

    눈이 빠져라 쳐다본다. 민망하게..ㅡㅜ

     

    방글라에서는 음식을 손으로 먹는다.

    현지에 왔으니 현지식을 따라야지.

    왼손은 볼일을 볼 때 사용하기 때문에, 식사시에는 왼손을 가리고 먹는다.

    나도 오른손만으로 먹으려 노력했으나..한 손으로 빵을 뜯어먹기에는 아직 내공이;;

     

    물을 주는데 컵은 한 몇 년 안닦은 듯 하고..저 물 마시면 어떻게 될까;;

    빵이 맛있는지 맛없는지도 모르고 걍 꾸역꾸역 먹었다. (사실 맛이 없었다!)

    내가 목마르다고 징징거려 결국은 콜라를 사와서;;

    다시 콜라 중독의 시작이 될 듯.

     

    아ㅡ 진짜 습하다..최고다.

    이제 첫날인데 남은 날들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벌써부터 난감하다.

    에어컨이 있는 곳을 찾아 코이카센터에 잠시 들렸다가

    'Arong'이라는 쇼핑센터에 갔다.

    생긴지 얼마 안된 방글라에서 고급 상점에 속하는 곳이란다.ㅎ

    에어컨 슝슝 나오고~ 이게 다 돈바람이지..

    전래동화같은 책 중에서 그림이 가장 방글라틱한 책을 한권 구입했다.

    벵갈어...대체 이걸 어떻게 읽고 쓰는거야..

     

    밖에 나왔는데...길 한 구석에서 잠브라라는 과일을 팔고 있다.

    위생상태 상당히 곤란해 보였으나..이 나라에서 그런 생각하다가는 아무 것도 못할걸.

    2타카(약40원)에 구입.

    소금과 매운 맛 나는 양념에 버무려 주는데..

    와...최고 짜고..맵고..대체 과일에 왜 소금을 뿌리는거야 ㅡㅜ

    더위를 이기기 위해 이집트에서는 홍차에 설탕을 들이부어 마시더니..

    방글라에서는 염분으로 보충하는 듯 하다.

    여튼..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잠브라는 결국 버리고 말았다 ㅡㅡ"

     

    생필품도 사고, 먹을 것도 살 겸 마트에 들렸다.

    정찰제인 마트가 생긴지도 얼마 안된다고 한다.

    저녁때 과일파티를 하기 위해 이것저것 과일을 집어 넣고..

    뭐를 파나~~ 구경하고 있는데...

    이런 반가운 것들이..ㅋㅋ

    요즘 세상에는 돈만 있으면;;;;

     

    집에 들러 짐을 내려놓고 다시 나와 마사지 받으러 가는 길.

    CNG차인 이것은 베이비 택시. 3바퀴 달린 오토바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가는 곳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꽤 멀다..방글라의 교통사정은..서울을 능가하는 것 같다 ㅡㅡ"

     

    불법시술소-_-를 연상시키는 마사지샵에 도착.

    민망하게 팬티만 달랑 입고 다 벗으란다. 게다가 내게 안마를 해주려는 아줌마 인상은 정말이지 ㅡㅜ

    거의 발가벗겨져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누워 남의 손에 몸을 맡긴 느낌이란..

     

    점심은 정통 방글라 요리를 하는 곳이라고 해야 하나..

    아침에 간 곳과는 차원이 다른 곳의 방글라 음식점으로 갔다.

    인테리어도 제법 신경썼고ㅡ

    왼쪽에 있는 것이 생선으로 만든 것으로 Rui Jhuni라는 음식이었는데, 맵고 화한 맛이 난다. 제일 맛있었음.

    오른쪽 위에 호박 무침같이 생긴 놈은 kanala bhaja. 카레맛도 약간 나고..역시 맵다.

    아래에 있는 것은 beef. 걍 장조림 같다 ㅡㅡ;;

    손으로 밥먹기의 진정한 도전.

    손으로 먹기 꽤 힘들다;; 제대로 잡히지도 않고..

    이곳이 제일 맛있다고 하는 방글라 음식점이라는데..음식들이 영 입맛에 안맞는다.

    여행하면서 별로인 음식 먹어보는 건 또 첨이네.

    그래도. 꿋꿋이 다 긁어 먹었다. 우빈이..자기는 방글라 음식 아직도 잘 못먹겠다며 놀랜다 ㅡㅡv

     

    굴샨 마켓에 가는 길.

    호수인지 강인지 알 수 없으나..저 물 주위로 주택가가 쭉 이어져 있다.

    흐르지 않는 저 물에서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고 쓰레기가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한쪽에선 그 물을 가지고 먹고 생활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이래서 이 사람들이 아플 수밖에 없구나 싶다.

     

    저렇게 주렁주렁 걸려있는 과일들만 보면 난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나 몰라ㅡ

    아까 마트에서 과일을 잔뜩 사놓고도 또 사고 만다..

    시리아에서 저녁때마다 장을 보러 나가 과일을 샀던..그 장소. 그 아저씨가 그립다.

     

    정체불명의 것을 길 한쪽에서 팔고 있었다...

    "저게 뭐냐?"

    "빤이야..해볼래?"

    "엉? 그게 몬데?"

    "환각효과가 있대"

    그리하여...도전했다;;;;

    이상한 잎사귀 같은 것을 돌돌 말아서...알 수 없는 이상한 것들을 막 넣고..

    역시 뭔지 알 수 없는 하얀 물질-_-을 넣어 준다..

    우리가 이걸 하겠다고 하자....사람들 몰려들어 신기한 듯 참견이다. 먹는 법도 친절히 알려주고;;

    아마도 일케 길거리에서 도전하는 외국인을 보니..신기했나보다 ㅡ,.ㅡ

    그러고보니..이 아저씨들 입과 치아, 혀가 새빨갛다.

    빤을 씹으면..입이 빨개진단다..

    가만 생각하니 길에서 종종 입이 새빨간 사람들을 본 것 같은데..다 빤을 씹는거였어ㅡ

    길 한쪽에 모여..입은 새빨개서는 환각상태로 눈이 풀려 있는 아저씨들을 보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입에 넣었다. 씹었다....처음엔 먹을 만했다..끝맛은 매우 쓰다...그리고 토할 뻔했다;;;

    그래도..계속 씹었다ㅡ 아저씨들 웃고 난리났다. 젠장 ㅡㅡ;

    우빈이는 도저히 못먹겠다며 바로 버리고. 그러나 나는 계속 씹으며 걸었다 ㅡㅡ;;;

    결국 나도 다 먹지 못하고 버려야 했으나...근데..뭐야..아무렇지도 않은데? 으씨.

     

    진주 파는 매장..신기한 색의 진주가 많았다. 가짜가 아닐까 의심했으나ㅡ

    주인아저씨..가위로 긁어보고...

    불로 가열하며.....진짜임을 확인 시켜주느라 애쓰셨다ㅡ

    방글라 돈으로는 꽤 비싼 가격이지만..우리나라에서는 가짜도 그것보다 비싸겠네.

    어무니를 위해 구입해주는 센쓰ㅡ

     

    아저씨 목걸이 만드는 동안 구경하고 있는데...갑자기 핑 돈다..

    정신 몽롱해지고..가게도 살짝 돌고...이게 빤의 효과였던거야?

    오호라ㅡ 좋은데?? 괜히 버렸다ㅡ 다 먹어볼걸..ㅎㅎㅎ 담에 다시 도전해봐야지.

     

    굴샨 마켓의 모습.

    방글라에 차가 저렇게 많을거란 사실은 생각하지도 못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너무 무시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호스텔에 들려 과일을 까먹는데..

    시기만 하고;; 이게 레몬이야 귤이야;;

     

    저녁먹으러 가기 전에 들린 가게..

    화려하고..예쁜건 많았는데...막상 살건 없더라 ㅡㅡa

     

    점심을 늦게 먹은 터라..배는 안고팠으나..일식집하는 명훈오빠가 초밥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던지라..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는데....

    임신한 소가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주위의 다른 소들은 비쩍 말라서는 아무 것도 못먹고 있다.

    "왜 얘만 먹고 있어?"

    "얜 임신했잖아."

    소를 찍으려고 했던건데..아저씨가 와서 같이 포즈를 잡는다 ㅡㅡa

    그러나 흔들려서 심령사진;;;;

     

    드뎌 일식집에 도착. 일식집인데..가게명이 한글로 '삼다도'라고 적혀있다.

    타국에서 보는 한글은...작은 흥분을 던져준다.

    가게만 보면..이곳이 어느 나라에 있는 음식점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니..정말 살 것 같았다. 아..

    이곳까지 와서...웬 일식이냐 싶었지만...

    이틀을 음식을 제대로 못먹었더니..살 것 같았다. 내가 언제부터..ㅠㅠ

    음식은 정말 끊이지 않고 계속 나왔다..배터져 죽기 일보직전;;

    후식까지 챙겨먹고...

    이 아이 귀여웠는데...(몇살이나 먹었을라나ㅡ)

    카리스마 짱이었던....사진 찍는거 의식하고 있다..ㅎㅎ 정면을 찍어야 했었는데 아쉽다~

    우리나라 누구랑 진짜 닮았는데 누군지 모르겠다..ㅡㅜ 어쨌든 샤이보이ㅡ

    웃는 모습이 예뻤던...

    이들에게는 모두 한국 이름이 있었는데..누가 어떤 이름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이름들은 모두 노무현(아마도 카리스마보이), 엠씨몽, 짱구(샤이보이었던 듯) 뭐 이런 것들이다;;;

     

    이 근처에 시샤를 필 수 있는 터키카페가 있단다..

    시간은 이미 9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밤늦게 돌아다니면 정말 위험하다.

    그러나;;; 시샤의 로망 때문에ㅡ

     

    '톱카피'라는 이름의 터키음식점. 들어가자 한 종업원이 꾸벅 인사하며 "니하오"를 내뱉길래

    무참히 씹어주었더니..."안녕하세요~"란다.

    걍 인사정도 하는거겠지..했는데..룩소르의 만도 저리가라의 한국말 쏟아내기 시작.

    시샤는 2층에 따로 마련된 일종의 흡연실-_-에서 필 수 있었다.

    우리를 안내한 사람의 이름은 마르끄.

    한국에서 4년정도 살았고, 식당에서 일을 했단다.

    그말을 듣고는..사실..불안했다. 아니..두려웠다..이사람..한국에 대한 안좋은 추억만 가득한건 아닐까..하고..

    한국 내 불법체류자가 가장 많은 방글라데시.

    쥐뿔도 잘난 것 없는 주제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벌레취급하는 망할 인간들이 떠올랐다.

    사장님 사모님이 너무 잘해줘서 좋았다고 한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삼겹살에 소주이고, 부대찌개 먹고 밥 비벼먹는 것도 너무 좋고,

    노래방가서 노래 부르는 것도 너무 신난다고 했다.

    당연한 건데...그 사장님 사모님이 너무 고마웠다. 타국을 그리워 한다는 것.

    나의 나라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고향에 돌아왔다는 것. 너무 감사했다.

     

    오렌지 맛이었나?

    아~~~~~~ 가슴속 깊이 들어오는 시샤의 연기.

    이집트에서 했던 것 보다는 꽤 독했다. 한참을 하고 나니 정신이 몽롱..취한다 취해.

    마르끄는 계속 오가며 시샤의 불을 살펴주었다.

    그리고는 외쳤다.

    "리필 공짜!"

     

    터키쉬커피..커피가루가 가득해서..맛은 텁텁한 면이 있는데...이게 주는 매력에 헤어나올 수 없단 말이지!

    다 먹고 나면 저렇게 커피가루가 잔뜩 가라앉아있다.

     

    한참을 신선 부럽지 않게 늘어져 있었더니 시간이 너무 늦어 버렸다.

    집에 가려고 일어서는데...휘청...

    시샤에 취했나보다..ㅠㅠ

     

    첫날부터 무리했다. 피곤하기도 하고..베이비택시는 위험하기도 하여..옐로우 택시 탑승.

    에어컨이 나오는...방글라의 탈 것 중 젤 비싼 놈이다.

    신호등..이것 역시 생긴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신호등은 중심 도로에만 몇 개 있는데...이게 생기기 전엔...교차로에서의 통행은

    교통경찰의 맘이었다고....어느 경우엔 교차로에 걸려 40분동안을 서 있던 적도 있다고 한다.

     

    오늘 산 방글라 음악 씨디와...힌디 뮤비 디비디.

    그리고 이어지는 과일파티ㅡ

    정말 맛없게 보이는 망고;;

    망고가 이러면 어쩌라고! 샛노래야 하는거잖아 ㅡㅜ

    내가 방글라 오기 일주일 딱 일주일 전에 망고철이 끝나 버렸단다.

    나는 대체...망고운은 왜 이렇게 없는거야..이집트에서도 망고가 없어 구경도 못하고..ㅠㅠ

    사온 과일들은 아직도 한 가득 인데..피곤과 배부름을 이기지 못해 오늘은 여기까지.

     

    방글라데시라는 나라를 처음 경험한 날.

    여유있게 골목길을 거닐어도 좋으련만,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환경.

    횡단보도 따윈 찾아볼 수 없는 거리.

    머리가 몽롱해질 정도의 매연.

    "방글라에선 걷는 것이 죄악이다"라고 우빈이가 말한다.

    모든 것이 엉켜있고 양보라고는 전혀 없는 곳.(방글라에는 '양보'라는 뜻을 가진 단어가 없다고 한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도 릭샤를 이용해야 하는 이곳.

    고급 도요타 승용차가 위협하듯 빵빵 거리며 지나치는 옆에는 아이를 안고 박시시를 요구하는 엄마들.

    릭샤나 베이비택시를 타고 가다 정차하면 어느새 주위로 몰려와 박시시를 요구하는 아이들.

    고작 4살이나 되었을까?

    말 안듣는다고 릭샤 바퀴를 송곳으로 뚫어 버리는 경찰.

    경찰에게 발로 채여도 아무 말 못하는 이 사람들.

    행복지수가 1위라고? 과연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일까?

    돈만 있으면 정말 편하게 살 수 있는 이곳.

    보모가 4명이나 되는 공주, 왕자같은 아이들. 그 옆엔 맨발로 진흙은 걷는 노인과 아이들.

    길 한곳 아무데서나 볼일을 보는 이들.

    그러나 이곳은 방글라의 수도 다카이면서도 가장 부촌인 거리.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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