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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08일 : (1) 모라이(Moray)]
    여행:: 남아메리카/06'~08' Peru 2007. 3. 7. 16:39

    ☆ [2월 08일 : (1) 모라이(Moray)]


    약속시간에 맞춰 만도가 일찍 찾아왔으나 오늘의 일정 전에 마추픽추 입장권 구입을 위해

    여행사에 들려야 했다. 외국인 거주증으로 5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그것에 문제가 생겨

    여행사 측에서 우리보고 직접 같이 가서 설명을 하고 직접 구입하기를 요구했던 것이다.

    이럴거면 뭣하러 여행사에 맡기나! 걍 우리가 사지..아휴..어이가 살짝 집나갔지만..이미 계약은 했고;;

    여지껏 다른 단원들은 50%의 할인을 받고 입장권을 샀었는데 꾸스꼬에서는 절대 할인을 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그곳의 관리인(?) 아저씨가 훙힌이에게 무슨 일이냐며 다가왔다.

    훙힌이의 설명을 들은 아저씨는 그 카드(외국인 거주증)를 안다며, 코이카에서 일한다는 서류를 떼어오면

    할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같이 왔던 여행사 여직원과 그의 친구(대체 그녀는 왜 따라온건지ㅡㅡ+)가

    서류 준비를 위해 여행사로 돌아갔고, 우리는 오늘의 일정이 늦춰지는것에 점점 더 불만이 생겨나고 있었다.

    일이 빨리 처리될지도 알 수 없었고, 웬지 모를 불안감에 훙힌이와 나는 그녀들을 따라 여행사로 갔고,

    그 동안 나머지 일행은 간식을 사러 갔다.


    우리가 여행사에 막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 일하던 아줌마가 뭐라뭐라 성질을 부리며 서류철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놓는 상황이었고, 그 종이는 아까 관리인 아저씨가 말했던 그 서류였다.

    우리의 이름과 여권번호 등이 적혀있던 그 서류를 보고 '대체 미리 준비해놓고 왜 안가져 갔지?' 라고

    의문을 갖는 동안 훙힌이가 말했다.

    "여기 왜 네 싸인이 있어?"

    어라?? 이건 또 뭐야~~~

    내 이름 위에 조잡하게 위조되어있는 내 싸인을 보는 순간

    "이거 뭐야?" 라고 묻자 그 뚱땡이 아줌마는 당황하며 종이를 치워버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것들이 ㅡㅡ"

    (나) "저 싸인 누가 했어?"

    (아줌마) "서류에 싸인 해야해"

    웬 동문서답;;

    (나) "누가 저 싸인 했냐고!"

    계속 추궁하자..오히려 승질을 버럭내며

    (아줌마) "할인 받을거야 말꺼야?"

    적반하장이 뭔지...제대로 보여주고 계십니다~

    (나) "당연히 할인 받을거고, 그러려면 그 서류에 사인을 해야하는것도 알아. 근데 아까 그거 누가 싸인했냐고오오!!"

    아줌마...계속 말 돌리며 엉뚱한 소리 한다. 그러면서 누가했는지 모른다고, 자기는 안했단다.

    그 사이 싸인이 지워진 새 서류를 내밀었다. 싸인 하라며;;

    (나) "아줌마ㅡ 이거 말고, 아까 그 종이 어딨어?"

    (아줌마) "이게 그거야"

    오오오오....점점 오르는 혈압...

    보다 못한 훙힌이..아줌마한테 조목조목 설명한다.

    우리는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며 페루에서 일을 하고 있고, 그래서 싸인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에게 설명이나 한마디 말도 없이 위조를 했다. 우리가 여행만 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이곳에서 일하는 우리에겐 중요한 문제다. 블라블라블라~~~

    이 때 다른 직원이 안에서 나오며 종이 한장을 찢는다.

    순간 '저거다!' 라고 느낀 나는 벌떡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가 그 종이를 뺏었다.

    그리고는 다시 앉아있던 자리에 돌아와 조용히 퍼즐 맞추듯 찢긴 종이들을 맞췄다.

    당황하며 뭐라뭐라 떠드는 뚱땡이 아줌마를 앞에 두고.

    퍼즐이 맞춰졌다. 아까 그 서류이다.

    (나) "이거 봐. 이 싸인 누가했어?"

    이렇게 반복되는 질문과 동문서답으로 시간은 계속 흘렀고, 뚱땡이 아줌마는 자기 책임이 아니라며

    이제는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다. 그에 열받은 훙힌. 그 큰 키로 뚱땡이 아줌마 앞에 서서는

    또 다시 설명. 그리고 이어지는 같은 질문. "누가 했어?"

    (아줌마) "나"

    뷁!

    ....이하 생략....이 여행사의 사건은 내일로 이어진다.


    절대 미안하단 소리 한마디 하지 않는 뚱땡이 아줌마땜에 기운이 다 빠졌지만 우선 할일들 부터 해야했기에

    다시 표 사는 곳으로 갔다. 그 서류들을 들고.

    우리의 설명을 들은 변아공과 에스뜨레야는 광분을 했고..

    정신이 쏙 빠지도록 우리의 즐거운 모습만을 봤던 만도는 우리가 그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보며 떨고 있었다;;

    어렵게 어렵게...대충 상황을 마무리 하고..사실은 관리인 아저씨에게 맡겨놓고;;;;;

    이제 정말 오늘의 일정을 위해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 심각하고 화가 났던 모습들은 잠시 없애고..다시 즐거운 여행길로 전환한 우리들.


    아침부터 진을 빼서 그런지..버스에 타자마자 정신없이 잠에 빠져든다.

    한 시간을 조금 넘게 달려 마라스 마을에 도착했다.




    요호~ 경치 쥑이네~~~~~~

    원래 이곳에서부터 모라이까지 택시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살리나스까지 걸어가려는 계획이었지만

    소중한 오전 시간을 날려버린탓에 이곳에 다시 돌아오는 루트로 택시를 한 대 잡았다.

    만도까지 우리는 총 6명.

    6명이 한 차에 어떻게 타냐구? 여기는 페루~ 한 차에 8명 넘게 타는것도 봤다.

    (꾸겨꾸겨 타고...트렁크에도 탄다;;;)

    나와 훙힌이가 조수석에 타고, 나머지 넷은 뒷자석에.

    좁은 자리보다 내 꼬리뼈를 계속 찌르던 불쑥 솟은 안전벨트 버클이 더욱 괴로웠던;;;



    마라스 마을을 지나 모라이 도착.




    아직도 사용중인 이곳은 농작물 실험실.



    가장 아래의 원에서부터 식물을 재배하여 점차 위의 원으로 옮겨가면서 서서히 고도에 적응을 시키는 것.




    거의 형상이 남아있지 않은 이곳은 마라스 주민들이 집을 지을 때 돌을 가져다 써서 파괴된 것이다. ㅡㅡ;




    가까이 다가가보면..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역시 호벤인 훙힌이와 나는 맨 아래까지 내려가보겠다며 만도와 함께 길을 나선다~



    한 개의 층은 생각보다 꽤 높았는데, 손잡이도 없는 저 계단을 내려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오늘도 내 다리는 후들후들~~

    현재 식물이 자라고 있는 층 부터는 더이상 내려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그래도 내려갈 수 있는 가장 아래까지 내려왔다며 좋아하고 있을 때..



    위에 남아있던 변아공이 소리쳤다.

    "올라와~~~~~~"

    이 소리를 들은 만도. 이렇게 답한다.

    "올라(안녕)~~~~"

    옆에서 쓰러지는 나와 훙힌이. 영문도 모른채 미친듯이 웃는 우리를 바라보는 만도.


    한 폭의 그림 같았던 모라이의 풍경을 뒤로하고 살리나스로.


    다시 마라스 마을을 지나는데 아직도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



    집집마다 기둥에 새겨져 있는 문양이 틀렸는데,

    이것으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신분을 구별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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