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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 프림 : 설탕 = 1 : 1 : 2 (비율은 사람마다 다들 수 있음 ㅡ.ㅡ)
일명 다방커피. 그게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블랙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내게는 그저 커피믹스 혹은 자판기 커피가 전부였던 때가 있던 것이다.
(뭐 사실 다방커피는 지금도 가끔 땡기긴 한다.)
대학이라는 곳을 갔는데, 때마침 유행처럼 번지는 take-out 커피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었고,
한끼 식사값에 해당하는 커피 한 잔을 사먹는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친구들은 항상 식사 후 강의를 들으러가며 그 비싼 커피를 사들고 올라갔고,
아직까지 커피가 쓰다고 생각하던 나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그저 달콤한 아이스초코를 사들고 뒤따라 강의실로 향하곤 했다.
너무 비싸...! 라고 투덜대며....
요즘은 점심 값보다 훨씬 비싼 커피를 후식으로 마시는 젊은 여성들을 '된장녀'라고 하기도 한다는데,
어느 순간 비싼 커피를 서슴없이 사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카페인이 부족해!! 라고 손을 부들부들 떨며....
커피를 즐기는 기류에 휩쓸린 탓인지, 정말 내 입맛이 맛있는 커피를 원하기 시작했던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젠 맛있는 커피를 마신다는것은 그날의 기분을 좌우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내가 뭐 커피의 맛을 잘 안다거나 하는건 절대 아니다.
그저 한 잔의 커피가 맛있었으면 괜시리 행복해지고..뭐 그런거다.
뜨루히요 센트로에 있는 museo cafe bar 라는 커피점.
윗층에는 museo del juguete(장난감 박물관)가 있다.
카페에 들어가면..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실내가 기분좋게 맞아준다.
하루하루 사는데 바쁜 이곳 뜨루히요의 페루아노들의 삶 중에서 이런 휴식공간을 찾기는 매우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 오는 손님들의 대부분은 외국인이거나..단골 손님들 이거나..
지붕도 없는 회색 집들에 마음이 삭막해질때나, 맛있는 커피 한 잔이 생각날때면 종종 들르는 곳이다.
이곳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다.
한쪽 창문으로는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고, 벽에는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사진들이 있다.
그 사진속의 사람들은...누군지는 모르겠지만..웃기도 하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기도 하고.
볼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다.
기분전환에는 역시 단것이 좋아 내가 항상 시키던 moka.
그리고 요즘들어 새롭게 그 맛에 빠져든 cortado.
cortado는 한국에선 한번도 못 마셔본건데..이놈의 정체를 확실히 알 수 있을 때까지..한동안 즐겨찾게 될 것 같다.
페루에 처음 왔을때는...
인스턴트 커피조차 너무 맛있어서..감탄을 했었더랬는데,
이제는 그 맛도 그냥 시들..
조만간 에스프레소 머신을 장만하여 나만의 커피를 만들 날을 기다린다.
(뜨루히요엔 없다..ㅡㅜ 리마나...아레끼빠를 뒤져볼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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