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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로그로의 전환
    일상/흔적 2007. 5. 12. 16:57

    내가 컴퓨터를 처음 만져본 것은 초등학교(그 당시는 국민학교 였지만;) 2학년 경으로 생각된다.
    그 때 나라에서 지원을 해 준 것인지, 우리 학교만 그랬던 것인지는 몰라도 어느 날 부턴가 각 반에 컴퓨터가 2대씩 지급되었다.
    기종은 286 컴퓨터로, 키보드에 게임팩을 꽂아 쓸 수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286 컴퓨터로 우리들이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 당시는 인터넷도 없었으니까.
    그저 컴퓨터를 켜고, 윈도우도 없던 시절이니 초록색 바탕에(지금 기억으로는 분명이 초록색 인 것 같았다.) 키보드를 이것 저것 쳐보는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시작 전 까지만 실습이 허용되는 컴퓨터 때문에 아이들은 새벽같이 등교하여
    컴퓨터 자리를 맡는데 경쟁이 붙곤 했다. 학생은 50명 정도인데 컴퓨터는 2대;;
    그렇게 새벽같이 와서는 고작 하는 것이라고는 특수문자를 입력하여 바둑판을 만들고
    "오늘은 테두리가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네~"라고 자기만족 하는것이 전부였는데도 말이다.

    3학년이 되어서는, 최신 386 컴퓨터가 있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가는것이 낙이었다.

    4학년이 되어서는..나도 컴퓨터를 갖고 싶은 마음에 아빠를 졸라 내 컴퓨터를 얻었다.
    그 당시 아버지 왈. "너 근데 컴퓨터 할 줄은 아냐?"
    나 "당연하지!!"
    개뿔;; 막상 컴퓨터가 왔는데, 분명히 설치해 주는 아저씨가 그 당시 최고 인기 게임이었던
    '보글보글'과 '고인돌' 등을 깔아주고 실행까지 한 것을 보았는데..
    아저씨가 가고나니..그 게임을 어떻게 실행시키는지조차 몰라 며칠을 끙끙댔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는 DOS 환경 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윈도우에서 마우스를 클릭해서 실행할 수 있는것도 아니었고,
    명령어를 알아야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6학년이 되어.내 뒤에 앉아있던 남자 반장아이(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하얗고 얼굴이 통통하고..이름에 '윤'자가 들어갔다는 정도밖에)가 PC통신을 한다는 사실에 자극받아 컴퓨터 상가에 가서 모뎀과 CD-ROM을 사서 혼자 본체를 뜯고 무작정 달아봤다.
    덕분에 CD로 노래도 듣고, 게임도 하고...그렇지만 여전히 모뎀은 무용지물이었다.

    중학교 1학년이 되어 같은 반이었던 친구 중에 개인 BBS를 운영하는 아이가 있었다. 이 친구에게 이것 저것 물어 PC통신 천리안에 가입을 하고 드디어 나도 PC통신의 세계에 입문하였다.

    PC 통신의 파란 텔넷 화면에서는 그저 채팅을 하고(그래도 지금의 채팅 속도는 그 당시에 습득한 것이다;;), 게시판에 들어가 사람들이 써놓은 글을 읽고..
    나 때문에 집 전화는 항상 통화중이어서 항상 꾸증을 듣고,
    전화요금을 조금이라도 아껴보겠다고 글을 읽을 땐 갈무리를 해서 읽고...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이 녀석이 인터넷이라는것을 하고 있는걸 봤다.
    'e'모양의 버튼(익스플로러 아이콘)을 클릭하니까 Yahoo싸이트와 연결이 되어서는 이것처것 치니까 별별게 다 나왔다.
    난 그래서 익스플로러를 열면 무조건 Yahoo싸이트에 접속되는것인 줄 알았다;;;

    그리고..나는 전산을 공부하게 되었다. (지금은 멀어졌어도;;;)

    그러고보면..내가 컴퓨터라는 기계를 접하게 되기까지 몇 몇 친구들의 자극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그들의 이름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얼굴은 기억한다.

    대학교 1학년 1학기 때, 과제로 어쩔 수 없이 홈페이지를 만든 것에서부터 나와 웹의 인연은 시작된다.
    꾸준히 업뎃을 하는것이 귀찮아 온라인에 집 없이 살다가, 여행기를 정리 할 목적으로 만든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내용은 그저 내 소소한 일상들. 그래서 공개하지도 않고 몇몇 지인들만 알고 왕래하는 정도였다.

    싸이월드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블로그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그래도 난 그저 내가 원하는대로 다룰 수 있는 홈피가 제일이라고 여겼다.

    근데. 이제와서 홈피의 게시판 체계에서 블로그로 전환을 했다.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많은 계기가 있긴 했지만..)
    언제 갑자기 '난 블로그 체질이 아니야~' 이러면서 접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래서 이렇게 나의 블로그가 시작된다.
    그렇다고 전과 바뀌는 것은 없다. 여전히 나는 소소한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것에 사용할 것이니까.
    이번에 자료를 이전하면서 예전의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내가 그 때 그런 생각을 했는지, 누구와 함께 했는지...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 후기 - 열악한 통신환경에서 기존의 자료를 백업하고 다시 올리는데 꼬박 3일이 걸렸다.
    한국에서라면 반나절이면 충분했을것을..ㅠㅠ
    일 년여 머리가 놀았던 동안 인터넷 세상은 너무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개발자로서가 아니라, 이제는 유저로서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온라인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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