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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일상/리뷰 2009. 2. 28. 03:27

     

    이 영화를 처음 알게된것은 작년 7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을 때.
    브라질에서 다시 부에노스로 넘어와서는 이미 웬만한 곳은 다 다녔기도 했고, 지독한 감기 때문에 와인과 고기에 집중하던 그 때.

    영화 '해피투게더'의 장국영이 나왔던 Bar Sur에서 저녁 탱고 공연을 보며 마시던 와인을 시작으로
    호스텔에 돌아와서도 계속 이어지던 술파티.

    술자리를 함께 하던 사람들 하나 둘 취침에 들어간 깊은 새벽에
    누구의 추천을 받아 틀어보게 되었던 이 영화.

    이미 과음으로 맑은 정신이 아니기도 했지만
    이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어쨌거나 내게 이 영화는 다시 봐야하는 영화가 되었고, 이 영화 제목처럼 왠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순간이 지나갔다.

    영화가 거의 다 끝날 무렵 시선만 영화를 향하던것도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을 만큼 잠이 쏟아질 때
    영화를 끄고 나니 이미 날은 밝아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날 결국 다들 잠에서 깨어 아침을 함께 먹을 때까지 깨어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약 반년이 지나 다시 보니
    시각적 인상이 꽤 강했던지 영화를 전혀 기억할 수 없었던 그 악조건(?) 속에 봤던 장면들이 '아 그래. 이 장면도 봤었어..'라며 기억해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된다.

    '영상이 일본영화 같다. 언어가 더빙이라면 일본영화인 줄 알았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 때도 똑같은 말을 했던 기억도 떠올려냈다.


    나는 예전에도 겁쟁이었고, 지금도 겁쟁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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