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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07일 : (2) 뿌까뿌까라(PucaPucara), (3) 땀보마차이(TamboMachay)]
    여행:: 남아메리카/06'~08' Peru 2007. 2. 27. 16:33

    ☆ [2월 07일 : (2) 뿌까뿌까라(PucaPucara), (3) 땀보마차이(TamboMachay)]



    말들이 언제 오나...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향해 돌진하는 말들..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변아공과 훙힌이가 기절할 듯이 소리를 질러댄 덕에 아마도 말들이 더 놀라지 않았을까 하는;;


    각자 맘에 드는 말을 고르고..

    내가 고른 말은 갈색 윤기가 흐르는 말이었는데..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기억할 수가 없다..ㅠㅠ


    말을 타고 뿌까뿌까라를 향해....

    오르막길을 힘들게 걸어가는 말들이 좀 안쓰럽기도 했지만..

    전날 대체 뭘 먹었는지...내 말은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연신 방귀를 뀌어댔는데

    첨엔 그 소리에 내가 다 민망하더니..나중엔 그 소리에 맞추어 리듬까지 탔다는 후문;

    내 앞에 가던 훙힌이의 말이 방귀를 뀌었을때야 그 냄새가 꽤 지독하다는걸 알았는데,

    이날 하루종일 내 말 뒤를 쫒아온 말은..아마 그날 밤 냄새에 질식해 토하지 않았을까;;


    앞에 안내하는 사람도 없는데 말들이 알아서 길을 찾아간다. 오호 신기하기도 하여라~~

    산길을 걷기도 하고, 도로변을 걷기도 하고, 초원을 걷기도 하고...

    그렇게 약 40분 정도를 신나게 말과 함께 놀다보니 어느 덧 저 멀리 뿌까뿌까라가 보인다.



    '뿌까'는 께추아어로 '붉은'의 의미.

    그래서 뿌까뿌까라는 '붉은 요새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돌이 붉은 색을 띄고 있어 유래된 이름인데, 지금은 붉은색이 거의 티도 나지 않는다.

    이 뿌까뿌까라는 꾸스꼬를 통과하는 길목에 있어 항상 들려야 하는 곳으로서

    오늘날의 출입국 관리소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입구가 매우 중요해서 입구 쪽 돌에는 손질이 되어있다.



    입구 쪽 이외의 다른 돌들의 표면이 거친것을 볼 수 있다.



    이 때 우리의 투어에 은근슬쩍 끼어느는 칠레녀 2명이 있었으니..

    어느 순간에선가부터 말타고 졸졸 따라오더니..만도 설명을 같이 따라다니면서 듣고 있네.

    뭐..워낙 조용하기도 했고..그냥 같이 다녀도 별 무리는 없었는데

    처음에 투어 신청을 개별적으로 하기도 했거니와, 구지 같이 다닐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훙힌이와 나는 조용히 만도 옆으로 가서 물었다.

    (나, 훙힌) "쟤네는 왜 같이 있는거야??"

    (만도) "나도 모르겠어."

    (나, 훙힌) "우리끼리 하는거 아니었어?"

    (만도) "나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우리 여기서 조금 기다렸다가..쟤네 지나가면 가자"

    그렇게 해서...뿌까뿌까라 입구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이 칠레녀들이..같이 쉬고있다;;

    (만도) "아...저,저기..내가 저,저 돌에 대해서 서,설명 해줄께"

    갑자기 구지 필요도 없는 설명을 하겠다며 왔던 쪽으로 되돌아 가는 만도..

    그러나 역시 그 뒤를 쫒아가는 칠레녀들...

    그리하여..우리의 만도는..그녀들에게 '너네들 가!' 라고 물리쳤고..

    우리는 다시 평화롭게 우리끼리의 투어를 즐길 수 있었다는 전설이....



    뿌까뿌까라에서 5~10분 정도 걸어오면 땀보마차이에 다다른다.


    땀보마차이는 '물이 나오는 도시'라는 뜻으로 귀족층이 살았던 곳으로 추정된다.

    - '땀보'는 '마을'이라는 뜻도 가지지만 잉카 시대에 꾸스꼬와 연결된 다른 지방을 다니던 차스키(잉카의 파발꾼)가 쉬어가던 곳의 뜻도 있다 -


    한 개의 수로 에서 나오는 물이 다시 두 개로 나뉘는..

    이 곳 역시 의식 전에 몸을 닦았던 곳이라 추측되는 곳이다.

    이 곳의 물은 1년 내내 같은 양의 물이 나오는데, 이 물의 원천지는 아직까지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3단으로 된 층에 가장 위에 4개의 창문과..



    이 곳엔 2개의 창문을 볼 수 있는데,

    이 2, 3, 4에는 각각 깊은 뜻이 담겨 있다.

    2개의 문은 남/녀, 노인/젊은이, 음/양, 건/습, 땅/물 등 균형을 의미하고,

    3개의 층은 하늘, 땅, 지하의 세상을 의미하고,

    4개의 문은 따완띤수요(꾸스꼬를 중심으로 한 4방위 제국. 께추아어로 동서남북 4방위를 의미.)를 뜻한다.


    각각의 문 안에는 미라가 있었다고 한다.



    유난히도 날씨가 좋았던 이 날.

    신경쓴다고 바르지도 않던 목에 선크림까지 발랐으면서 생각치도 못한 선캡 때문에 머리통이

    홀라당 타서 머릿속 껍질이 벗겨지고;;

    발에는 선크림 잘 발라놓고 손등에는 안발라서 - 손등에 발라 봤어야 알지;; -

    말 안장 잡고 있던 손등 완전 현지인 손 되고..ㅠㅠ



    다시금 말을 타고 다음 유적지로 이동한다.

    말들에게도 서열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의 말들이 각자 서열을 지키느라

    자기 서열에서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달려 나가고,

    낮은 서열이 치고 올라오려고 하면 견제하고....

    참...말들의 서열 싸움에...내 무릎은 다 까이고;; (마구 치고 지나감;;)

    어쨌든 나의 말은 서열 2~3위를 굳건히 지켰다는...


    뇽드레의 말은 뿌까뿌까라 가는 길 동안에 약간의 속을 썩여 말을 바꿨는데도,

    새로 바뀐 말 역시도 질주를 하거나, 엉뚱한 길로 가거나..

    간 죄그만 뇽드레의 심장을 최고조로 벌렁벌렁거리게 하여,

    결국은 뇽드레가 말에서 내려 난데없는 트레일을 하는 사태 발생.

    그러면서도 뇽드레 왈 "아휴..걸으니 맘이 다 편하다."


    깎아 지른듯한 절벽을 옆에 두고 푸르른 초원을 말을 타고 걷는 기분.

    이거 왠지 잉카가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런 풍경을 말 위에서 심장떨려서 못 즐겼다는 뇽드레에겐

    말에서 내려 걷는것이 오히려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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