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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13일 : (1) 띠띠까까(Titicaca)호수 - 따낄레(Taquile)섬]
    여행:: 남아메리카/06'~08' Peru 2007. 4. 19. 13:44

    ☆ [2월 13일 : (1) 띠띠까까(Titicaca)호수 - 따낄레(Taquile)섬]

    아침 7시부터 투어가 시작이었기 때문에 오늘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야 했다.

    아침에 힘들게 몸을 일으킬 때 마다 드는 생각은..'그래..차라리 빨리 준비하고 나가서 차에서 자자;;;'

    그러면서..역시 나는 저녁형 인간임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과연 배를 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어쨌든 출발이다.



    배에 자리잡고 앉았으니..잠은 쏟아지고..우로스 섬에 도착할 때 까지 좀 자려고 하는데

    한 아저씨가 올라타서는 출발 전까지 계속 귀청이 떨어지도록 악기를 연주하신다.

    아..정말 속에서부터 밀려올라오는 짜증.. 맘같아서는 소리라도 꽥 질러버리고 싶었다.



    뿌노와 접한 띠띠까까 호수는 초록색 이끼 같은것들로 잔뜩 뒤덮혀 있었다.

    두껍게 호수를 덮고있는 저것들을 처음 보았을 때 나도모르게 찌푸려졌던 인상.

    띠띠까까 호수는 동쪽은 볼리비아 영역, 서쪽은 페루 영역으로 나뉘는데, 페루쪽 호수가 훨씬 많이 오염되었다고 한다.


    배가 우로스섬에 거의 도달했을 때, 비는 폭우로 변해있었다.

    바깥에 제대로 보이지 않을정도로 쏟아지는 비. 이래서 오늘 제대로 볼 수나 있을까...

    우로스섬은 갈대로 만든 인공 섬이기 때문에 비가 이렇게 오는 경우 제대로 볼 수도 없을뿐더러

    좀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 다음 코스인 따낄레섬을 먼저 간 뒤 돌아오는 길에 우로스섬에 가기로 했다.

    그 때 즈음엔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2시간 정도를 더 달려 따낄레 섬에 도착했다.

    그때까지 또 정신없이 헤드뱅잉을 했음은 물론이다 ㅡㅡa

    훙힌이와 나는 따낄레섬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하고 배낭을 다 챙겨가지고 왔었다.

    (따낄레섬은 밤에 전기도 몰도 없이 불편하게 지내야 하는 곳이지만,

    전기불 하나 없는 그 밤에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별을 기대하며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던 것이다.

    나머지 일행은 다들 너무 아레끼빠로 돌아가고 싶어해서 하루 일찍 먼저 가기로 하고

    호벤들만이 남겠다고 했던 것인데;;;;;)

    밖은 저렇게 비가 쏟아지고 있으니..따낄레 섬에서 하룻밤을 보낸다고 해도 우리가 기대한 별은 볼 수 없을뿐더러

    오는 길에 우로스섬을 들리지 않았었기 때문에 내일 뿌노로 돌아갈 때 우로스섬에 들린다는 보장도 없었다.

    약 10분여를 심각하게 고민한 훙힌이와 나는..아쉽지만 따낄레섬에서의 하루를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이곳 따낄레섬도 배에서 내려 약 한 시간 정도를 걷는 코스가 있는데,

    비가 워낙 많이 내리는 탓에 그 반대편에 배를 대고 바로 따낄레 센트로로 올라갔다.



    이제 우리 비르헨님께서 기력이 다 하셨나보다..

    우기였어도 그동안 운좋게 계속 쨍쨍 내리쬐던 햇살은 온데간데 없고..오늘은 온통 비를 뿌리고 있다.



    비를 피해 처마밑에 서있자니..어디선가 꼬마아이들이 나타나 손으로 직접 짠 팔찌를 팔겠다며 주위를 둘러쌌다.

    이런 팔찌를 좋아라해서 몇 개 고르고 있는 훙힌이 옆에서 나도 사달라고 졸라 하나 얻을 수 있었다.

    별거 아닌것 같아보이는 이 팔찌를 자세히 보니, 그 색감과 문양이 보통솜씨가 아니다.

    이 따낄레섬의 특이한 점은..남자들이 뜨개질을 한다는 것이다.

    예쁜 뜨개질 제품은 모두 남자들의 손에서 나온것이라 하니..거참 신기한 노릇이다.

    훙힌이가 아이들에게서 꽤 많은 양의 팔찌를 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계속 훙힌이를 쫒아다니며

    팔찌를 팔려고 했다. 이에 훙힌이..주머니에서 한 웅큼의 팔찌를 꺼내며 말한다.

    "un sol! (1솔!)"



    그렇게도 꿈에 그리던 띠띠까까 호수에 왔는데....이 섬의 주위가 온통 띠띠까까 호수인데..

    감흥은 커녕..날씨탓에 흐린 호수는 나에게 실망스런 인상을 안겨주었다.

    날씨가 맑았다면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을텐데....



    그래도...흐린날의 띠띠까까 호수도 나름 매력 있었다.

    사람이 살면서 좋은일만 있을수는 없듯이..이 호수도 맑은 날만을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뭐...덕분에..띠띠까까 호수에 한 번 더 와야하는 핑계거리가 생기기도 했고.


    점심을 먹고 나오니 다행히도 비가 그쳐있었다.

    이제 섬 반대편으로 걸어가 다시 배를 타고 우로스섬으로 갈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계속되는 걸음에..다리는 점점 무거워지고, 발목은 역시나 고통을 주고 있었다.



    내려가는 길은 엄청난 계단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비가 안왔다면 이 길로 올라왔을거라고 생각하니..이 순간만큼은 비가 왔던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ㅡ,.ㅡ



    비가 그쳤기 때문일까. 섬 반대편에서의 띠띠까까 호수는 또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남미 대륙에서 가장 크다는 호수. 항해가 가능한 호수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다는 호수.

    총 면적 약 8,000㎢로 전라북도와 그 크기가 비슷하다고 하니..정말 놀랄만 하다.

    이 호수의 모양은 퓨마의 모양을 띄고 있다고 하는데...참 퓨마를 아무리 숭배했다고 하지만..

    온통 퓨마와 닮았다는 것들이니;;; 여튼..내눈에는 띠띠까까 호수 역시..절대 퓨마로는 보이지 않았다 ㅡ,.ㅡ





    이곳은 생각보다 호숫물이 꽤 맑았다.


    배에 올라..다시 우로스섬으로 향한다.

    시나. 나는 다시 잠에 빠져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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