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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클럽 제1회
    페루:: Perú/KOICA - Trujillo 2007. 6. 23. 16:27
    수업을 시작한지도 꽤 되었고, 이제는 학교를 거닐면 제법 눈에 익는 학생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한국 문화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그저 예뻐보이기 마련이다.

    이번달부터 새로운 활동을 계획했다.
    바로,
    Club Cine.
    일종의..특활반 이라고 하겠다.

    한 달에 한 번 한국 영화를 상영하고, 영화가 끝난 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 위해 계획된 활동이다.
    오늘은 그 첫번째 모임으로, 첫번째 상영작은 '시월애'로 선정되었다.


    시월애 (A Love Story, 時越愛, 2000)


    많은 영화들이 있었지만, 시월애가 첫 상영작으로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상영시간이 짧다(94분)는데에 있다 ㅡ,.ㅡ
    첫 시간이니만큼, 학생들 소개, 모임의 소개 등 영화 상영 전 시간이 소요될 것을 예상.
    최대한 짧은 영화를 찾다보니 이 영화가 선택된 것이다.

    사실 이 영화를 상영하려고 했을 때 우려가 있긴 했다.
    이 영화를 과연 고등학생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2000년 상영시 처음 본 이후로
    작년 헐리웃 리메이크작 la casa del lago를 보고 시월애를 다시 생각했고,
    오늘 상영을 위해 사전 점검 차원에서 며칠 전 다시 봤으며,
    오늘 또 한번 관람.
    포레스트 검프(3회) 이후로 뜻하지 않게 최고로 많이 본 작품이 되어버렸다;

    상영 결과는...
    작품 선정 실패이다;;;;;; OTL
    지겨워서 어쩔줄을 몰라 하던 아이들..
    영화가 끝난 후 영화의 이해정도를 물어보니 mas o menos (그럭저럭) 이란다.
    역시 아이들에겐 2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드는 영화가 어렵게 다가갔나보다.

    생각해보면.
    2000년 내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영화가 끝난 후 한참을 혼란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대체 시간이 뭐 어떻게 된건가 싶기도 하고,
    시간상 오류가 없는지 자꾸 분석하게 되고 ㅡ,.ㅡ
    역시나 나도 어려워 했으며, 괜찮게 봤던 영화였지만 그닥 마음에 크게 와닿는 영화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긴. 십대의 아이들이
    어떻게 타들어가는 담뱃재의 슬픔을 알겠으며,
    물고기를 놓아주는 것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겟는가.
    그저 지루한 장면의 하나로 보일 수도 있는것을.
    7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야 내게 새롭게, 더 크게, 슬프게 다가오는 이야기인 것을.

    그러고보면 사람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간사한지
    개구리가 되어버리고 나면 올챙이적 시절을 생각하지 못한다.
    올챙이였던것은 기억하지만 뛰어다니는 개구리를 신기해했을 그 시절의 생각은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마치 처음부터 뛰어다녔던 것 처럼.

    어쨌든. 액션-_- 영화를 보고싶다는 요구에
    다음 상영작은 '괴물'로 낙찰.
    아이들의 관점으로 생각하는것은 어찌나 힘든지.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버렸다는 증거이려나.

    .
    .
    Estamos atormentados porque el amor sigue, no porque se va.
    우리가 고통스러운건 사랑이 끝나서가 아니라 사랑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 시월애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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