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행사 Desfile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그것 때문인지...10일 일요일..뜨루히요 센트로 광장에서 각 학교가 참여하는 desfile(행렬,행진) 행사가 있었다.

오전 8시까지 늦지 말고 오라는 학교측의 메세지를 받고...

저렇게 신신당부 하는데....설마 기다리게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단복에 구두를 신고..졸릴 눈을 겨우 떠가며 센트로 광장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리기도 전에 저 멀리 우리학교 선생님들이 보인다.

그러나....센트로 광장은 썰렁~ 하다.

역시..속았다..ㅠㅠ 모양을 보아하니..언제 시작할 지 알 수 없다 ㅡ,.ㅡ

그래도 일찍 오신 선생님들은..뭔가 열심히 준비 중이셨다.

항상 점잖으신 모습을 보여주시는 할아버지 선생님은 화분을 들고 나타나셔서는

저렇게 계속 들고 돌아다니고 계셨다. 레옹도 아니고~ ㅎㅎ

 

그냥 센트로만 한 바퀴 돌면 되는건 줄 알았는데, 꽤 준비한 것들이 많은 모양이다.

종이 박스에 들어가 있는 아이들..

농부로 분장?한 아이..

당근을 들고 있는 토끼도 있고,

달걀을 들고 있는 닭도 있다.

저 닭 모자...꼭 써보고 싶었는데...행사가 끝나고 재빨리 사라져 버렸다. 저 녀석;;;

 

시간은 어느 덧 10시가 다 되어간다.

1년이나 당했으면서도-_- 시간 맞춰 나간 내가 바보같은건지;;;

아이들도 지쳤나보다.

비루에서 유일하게 이 행사에 참여한 우리 학교..

아이들은 아침 6시 30분부터 학교에 모였다고 한다. 어이쿠...

 

불편한 복장으로 몇 시간을 서 있는것이 쉽지많은 않았다.

게다가 이곳은 나의 활동 무대;;;;

지나가는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됨은 물론..외국인 관광객들이 찍어대는 사진에 무참히 찍혀야만 했다.

아...얼굴 팔린다....OTL

 

옆 학교 아이들. 담배갑을 뒤집어 쓰고 있는 아이가 귀엽다. 해밀톤이다..ㅎㅎㅎ

또 다른 학교 학생들. 얘네들은 뭐 거리의 부랑자들 같다.

으슥한 골목에서 돈 뜯으라면 딱 어울리겠다;;; 인형 씌우는건 어린애들이나 어울리지;;;;; 이건 좀;;

 

escolta (호위대) 학생들이 행렬 전에 연습이 한창이다.

우리 학교여서가 아니라...울 학교 애들 교복이 제일 이뿐거 같다~~

 

연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껌파는 아이가 다가와서는 자기도 해보고 싶다며 이것 저것 따라한다.

저 아이는 학교는 다니는걸까??

 

10시가 되어 국기 계양식을 하고...드디어 한 학교씩 센트로 광장을 한 바퀴 도는 행렬이 시작된다.

내가 이번에 이 행사에 참가한 이유는 KOICA 기를 들고 함께 돌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태극기와 페루 국기, 코이카 마크와 "Cooperación para un mundo mejor (더 좋은 세상을 위한 협력)"이라고 씌여진

현수막을 들고 선생님, 학생들과 함께 센트로를 돌았다.

어떤 사람들은 다가와 한국에서 왔느냐고..한국인 친구가 있다며 한국말로 인사를 하고 간 부부도 있었고,

우리의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었다며 다른 학교에서 인사를 하러 오기도 했다.

춥고...졸립고...배고프고...일요일 아침부터 힘든 일정이었지만,

꽤 재미있었던 행사였다. 물론 얼굴이 팔리기는 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