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준비를 하다가..가스가 똑 떨어졌다.
안그래도 다른 단원들은 벌써 1~2번 정도는 바꿨다던데 나는 한 번도 바꾸지 않아 조만간 떨어지겠구나 예상은 하고 있던 터였다.
가스 배달 시키려고 전화를 들었더니 한도가 다 되었다고 카드사서 하란다;
(울 집에 놓은 전화는 가장 싼 이코노미형이라 지역 내에서만 120분 통화가 가능하다.
이번달에 이것저것 좀 알아보느라 쓸 일이 많았더니 한도 다 써보는건 처음이다.)
할 수 없이 핸폰으로 전화 시도. 그러나 역시 살도(잔고)가 떨어져 "알로~ 부에나스 따르데스~" 하니 끊겼다 ㅡ,.ㅡ
(핸드폰 역시 요금체계가 좀 복잡하긴 한데..나는 카드를 사서 충전하는 형식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그 잔고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며칠전에 쁘로모숑으로 살도를 불렸더니 같은 통신회사끼리만 연결이 가능하다)
그러고보니 한국에서는 이런것들은 신경 써 본 적도 없다. (물론 내가 살림을 안했었으니 그렇기도 하지만;;)
도시가스가 연결되어 있으니 가스 떨어질 걱정도 없었으며,
온수도 24시간 풀 가동이었으니 지금처럼 씻기 전에 떼르마 스위치를 올려 물이 데워지길 기다리는 일도 없고,
물 부족 국가라지만 펑펑 써댔었으니 이곳에서처럼 언제 단수될 지 몰라 물통에 물을 받아놓는 일도 해본 적 없으며,
간혹 열대야 때 정전이 되기는 하지만 전압안정기 따윈 필요없는 안정적인 전압으로
전자제품 켤 때마다 깜박 거리는 불빛들도 볼 일이 없던 것이다.
지금이야 뭐...컴터 하다가 갑자기 정전되면 '에이씨' 욕 한 번 해주고 후레쉬 켜고 방으로 들어가 자버리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이제 나는 이것들이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란 얼마나 적응력이 뛰어난가ㅡ
이런 작은 것들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쁠 일이다.
게다가 나는 전기와 물 조차 접하기 힘든 지역에 있는것도 아니니 오히려 감사 해야한다.
한국에 돌아가면 편한 생활환경에 놀라워하며 즐거워하겠지.
그러나 그것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무뎌질 터.
떼르마나 켜놓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