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1시 30분 경..
오후 수업을 시작하려는 찰나 짧지만 강한 지진이 왔다.
처음에는 땅이 조금 흔들리는가 싶더니..이내 점점 강해지는 지진.
한 학생이 나를 보고 외쳤다.
"선생님! 지진이에요!"
1~2초간 수백만가지 생각이 들다가..아이들을 모두 밖으로 나가게 했다.
이미 나가려고 몸을 일으키던 아이들은 내가 나가라고 사인을 보내자 마자 일사분란하게 밖으로 빠져나갔다.
나도 같이 따라 나가다가 지진이 좀 멈춘 것 같아 다시 돌아와 컴퓨터에 연결된 주요 전원들을 껐다.
그리고 밖을 내다보니 수업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나와 운동장에 대피하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tistoryfile/fs11/20_4_36_16_blog332913_attach_0_4.jpg?original)
아직 내가 교실에서 어슬렁거리자 밖에서 지나가던 학생이 나를보고 지진 났다고 알려준다.
아마도 내가 모르고 있는 줄 알았나보다.
나도 밖에 나가서 저 대피 그룹에 끼어있어야 하나 어쩌나..고민하면서
교실 밖 계단 앞 기둥 옆에서 서성였다. 혹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뛰어나가기 위해.
약 10분 뒤 더 이상의 여진이 없자 학생들이 다시 교실로 되돌아왔다.
나를 보고 왜 밖으로 나오지 않았냐고 묻는다.
음...그..그러게;;;
수업이 끝나고 결석자 명단을 전하러 코워커 샘들께 갔더니 역시나 한마디씩 하신다.
꽤 강력했는데 왜 혼자만 밖으로 나오지 않았냐고.
음...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것 같아서;;;;;
지난 8월 15일 이까주 대 지진 이후 여전히 작은 지진들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 큰 참사를 겪어서이기도 하지만, 지진이 잦은 페루에서는 지진 발생시 대피 요령이 다들 몸에 벤 것 같다.
얼마 전 사야까 홈페이지에서 한국인들의 지진에 대한 무관심한 반응에 대해 읽은 글이 생각났다. (링크를 걸고 싶은데 그 글이 없어졌다;;)
지진에 익숙하지 않거니와 안전 불감증에 걸린 나 같은 한국인들만이 괜찮겠지..이런다.
아무리 작은 진동에도 대비하는 습관이 필요한데..이런 점은 하루빨리 배워야 한다.
지진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