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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이 나면
    페루:: Perú/일상 2007. 9. 25. 05:37
    24일 오후 1시 30분 경..
    오후 수업을 시작하려는 찰나 짧지만 강한 지진이 왔다.
    처음에는 땅이 조금 흔들리는가 싶더니..이내 점점 강해지는 지진.
    한 학생이 나를 보고 외쳤다.
    "선생님! 지진이에요!"

    1~2초간 수백만가지 생각이 들다가..아이들을 모두 밖으로 나가게 했다.
    이미 나가려고 몸을 일으키던 아이들은 내가 나가라고 사인을 보내자 마자 일사분란하게 밖으로 빠져나갔다.

    나도 같이 따라 나가다가 지진이 좀 멈춘 것 같아 다시 돌아와 컴퓨터에 연결된 주요 전원들을 껐다.
    그리고 밖을 내다보니 수업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나와 운동장에 대피하고 있었다.



    아직 내가 교실에서 어슬렁거리자 밖에서 지나가던 학생이 나를보고 지진 났다고 알려준다.
    아마도 내가 모르고 있는 줄 알았나보다.
    나도 밖에 나가서 저 대피 그룹에 끼어있어야 하나 어쩌나..고민하면서
    교실 밖 계단 앞 기둥 옆에서 서성였다. 혹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뛰어나가기 위해.

    약 10분 뒤 더 이상의 여진이 없자 학생들이 다시 교실로 되돌아왔다.
    나를 보고 왜 밖으로 나오지 않았냐고 묻는다.
    음...그..그러게;;;

    수업이 끝나고 결석자 명단을 전하러 코워커 샘들께 갔더니 역시나 한마디씩 하신다.
    꽤 강력했는데 왜 혼자만 밖으로 나오지 않았냐고.
    음...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것 같아서;;;;;

    지난 8월 15일 이까주 대 지진 이후 여전히 작은 지진들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 큰 참사를 겪어서이기도 하지만, 지진이 잦은 페루에서는 지진 발생시 대피 요령이 다들 몸에 벤 것 같다.

    얼마 전 사야까 홈페이지에서 한국인들의 지진에 대한 무관심한 반응에 대해 읽은 글이 생각났다. (링크를 걸고 싶은데 그 글이 없어졌다;;)
    지진에 익숙하지 않거니와 안전 불감증에 걸린 나 같은 한국인들만이 괜찮겠지..이런다.
    아무리 작은 진동에도 대비하는 습관이 필요한데..이런 점은 하루빨리 배워야 한다.

    지진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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