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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가지 사건
    일상/흔적 2007. 11. 22. 15:59
    #1.
    언제 끝낼지 모르는 장기여행을 계획으로 길을 나섰다.
    그동안 이곳 저곳을 다니며 중간중간 혼자 다닌적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를 작정하고 떠난 여행은 처음이었다.
    막연한 두려움과 설레임. 그것이 여행이 주는 묘미라고 믿고 떠난 여행길은 삽질의 연속이었다.
    사진 속에서나 봄직한 환상적인 색을 지닌 바다를 보며 탄성을 내뱉고 위안을 얻기도 했지만
    그건 내 여행에서 그리 오랜 시간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매일 아침 짐을 싸고,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이제는 의무감처럼 '봐야할 곳'을 둘러보는 일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가 계속 되었다.
    갑자기 다 그만두고 울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깨어보니 꿈이었다.

    #2.
    한 때 내 머리가 '명석하다'라고 믿은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그래도 '좋은 편이다'라고 생각했고
    역시 또 시간이 흘러 '그래도 나쁘진 않다'라고 위안을 하다가
    이젠 이미 머리가 굳어져 '저주받은 두뇌'라고 결론짓기에 이르렀다.
    최근 일련의 사건 (특히 나의 기억력을 철석같이 믿고 호언장담했던 100솔 - 한화 3만원 이상- 짜리 내기에서 졌다던지;;)에서
    '더이상 내 두뇌를 방치할 수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한 나는
    그동안 살만하다고 손에서 놓은 스페인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근데....
    문장들마다 'inique(이니께)'라는 처음 보는 단어가 붙어 있었다.
    inique? 대체 뭐지???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그 뜻을 해석하고는 배가 찢어지도록 웃었지만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그 단어는...모든 문장의 끝에 붙어서는..
    '이건 내 과자니께 건들지 말어'
    혹은
    '어제 보니께 그 사람 참 멋지더만'
    등등.
    일종의 사투리를 표현해주는 단어라 하겠다.

    정말 숨이 넘어가도록 웃고 있었다..
    눈을 떠보니 자면서 소리내어 깔깔깔 웃고 있는 나를 느낀다.
    젠장. 또 꿈이다.

    ※ 실제로 'inique'따위의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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