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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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번째 1월일상/흔적 2008. 1. 21. 01:19
참 징그럽게도 나이만 먹었다. 외삼촌, 큰이모를 제치고 제일 일찍 결혼한 엄마 덕분에 난 외갓집의 첫 꼬마였고, 그 꼬마는 외갓집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컸다. 자상하게 꼬마와 함께 놀아주셨던 외할아버지. 20년이 지나 그 꼬마는 27번째 1월을 맞는...머리 컸다고 지 하고싶은대로 다 하며 살고 싶어하는 나이 꽉 찬 20대 후반이 되었고, 그 노인은 하늘나라로 거처를 옮기셨다. 가는 길을 함께 지켜드리지 못한 손녀는 그저 죄스러울 뿐. 엄마는 이제 엄마도, 아빠도 없는 고아가 되었다. 20년 뒤, 나의 엄마 아빠는 여전히 내 곁에 있어주시길 바라고나니 잠시 슬퍼졌다. 역시 부모에겐 살아 있을 때 잘해야 하는거지. 덧붙임. 상중에 축하인사를 받기가 마음이 편치 않아 전화기를 꺼두고 디립다 잔 동안 비록 받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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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본 기록... (2007년)일상/리뷰 2007. 12. 31. 02:41
▒ 보통이거나, 최악이거나, 봤는데 기억이 안나거나.. ▒ 괜찮게 봤거나, 재밌게 봤거나, 기억에 남거나.. ▒ 추천하거나, 더 기억에 남거나, 다시 보고싶은.. [ 관람일자 / 제목 / 제작국 / 장르 / 감독 / 출연 ] † 2007.12 / 죽어도 해피 엔딩 (Happy Killing, 2007) / 한국 / 코미디 / 강경훈 / 예지원(지원), 임원희(지원의 매니저 두찬) † 2007.12 / 호로비츠를 위하여 (For Horowitz, 2006) / 한국 / 드라마 / 권형진 / 엄정화(김지수), 신의재(윤경민), 박용우(심광호) † 2007.10 / 아라한 장풍대작전 (Arahan Jangpung Daejakjeon, 阿羅漢 장풍대작전, 2004) / 한국 / 액션, 판타지 / 류승완 / 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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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통령선거일상/흔적 2007. 12. 19. 11:58
이곳 시간으론 아직 18일이지만.. 한국은 드디어 17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시작되었다. 원래 정치에는 관심 없지만, 대선이라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어 그간 틈틈히 신문기사를 읽고 대충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는 파악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알면 알 수록 나오는건 한숨 뿐. 지난 16대 대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하고 벌써 5년이 지나 새로운 사람을 뽑아야 한단다. 나의 두 번째 투표권은 본의아니게 버려지게 되었다. 처음엔 왜 부재자투표가 안되는거야!! 라고 투덜거렸는데 이제보니 어쩜 박터지게 고민 안해도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돌아가는 꼬라지가 너무 심하다. 이번에 투표를 해야했다면 지난번 16대 대선 때 내 친구 모양이 그랬던 것 처럼 '대통령선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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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지 못하면 남자가 아니래요일상/흔적 2007. 11. 24. 17:04
연말이면 카드값 때문에 그렇-게- 싸운다고-. 이해를 못하는 거야. 어디다 그렇게 쓰고 다니냐는 거지. 그래서 내가 그랬지. 그럼 먹는 걸 줄일까? 줄일 건 먹을 것 밖에 없는데? 나는 입때껏 오뎅 하나 혼자 사 먹어 본 적이 없다고. 그렇지 이해를 못하지. 어디다 썼냐고 그러지. 그러니까. 그래봤자 애들 옷값이지 뭐. 그런다고 내가 뭐 비싼 거나 입히는 줄 알아? 마트에서 세일할 때 만원 이만원짜리 줏어오는 걸. 그렇다고 뭐 병원비를 줄이나? 꼬박꼬박 나가는데 아들 병원비를 어떻게 줄여. 휠체어에, 뭐 검사한다고 30만원에. 접때도 금방 100만원이 넘더라고. 그게 현금이 어디있어. 카드로 긁고 또 어디서 메우는 거지. 그렇지 카드밖에 없지 뭐 우리가. 연말이면 병원비 내라고 막 쌓이는데 계속 돈내놓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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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사건일상/흔적 2007. 11. 22. 15:59
#1. 언제 끝낼지 모르는 장기여행을 계획으로 길을 나섰다. 그동안 이곳 저곳을 다니며 중간중간 혼자 다닌적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를 작정하고 떠난 여행은 처음이었다. 막연한 두려움과 설레임. 그것이 여행이 주는 묘미라고 믿고 떠난 여행길은 삽질의 연속이었다. 사진 속에서나 봄직한 환상적인 색을 지닌 바다를 보며 탄성을 내뱉고 위안을 얻기도 했지만 그건 내 여행에서 그리 오랜 시간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매일 아침 짐을 싸고,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이제는 의무감처럼 '봐야할 곳'을 둘러보는 일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가 계속 되었다. 갑자기 다 그만두고 울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깨어보니 꿈이었다. #2. 한 때 내 머리가 '명석하다'라고 믿은 적이 있었다. 시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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