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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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첩장일상/흔적 2008. 5. 22. 05:32
한국에서부터 청첩장이 날아왔다. 간만에 온 우편물을 보고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 주소도 낯설고..'이게 뭐지?' 했었는데..친구녀석이 결혼을 한단다. 다들 나이가 나이인지라..지난 2년동안 참 많은 친구들이 결혼을 했는데도 너무 멀리 있어 직접 초대를 받지도, 축하해 줄 수도 없었다. 이 녀석도 몇 달을 참지 못하고 먼저 유부녀의 길로 들어가시겠다며 청첩장에 짧은 글귀를 적어 이곳까지 보내주었다. 결혼을 하는 친한 친구들 중에서..처음으로 받아보는 오프라인 청첩장이다. 작은 카드 하나이지만, 이 카드안에 얼마나 많은 추억과 노력과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있을까 생각해보니 기분이 새롭기도, 뭉클하기도, 또 그저 고맙고 대견하다. 지원아, 너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함께 축하해주지 못해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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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과 人일상/흔적 2008. 5. 16. 10:27
어느 사회에서나 비상식적인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지난 2년이란 시간동안 마주칠 수 있는 한국사람이라고 해봐야 최대 100명이 되지 않는.. 너무도 작은 사회, 그러나 다양한 분야, 다양한 연령대, 개성 넘치는 사람들, 즉 갖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전형적인 한국 사회의 축소판에 속해있었다. 어떤 단원은 이렇게 말했다. "코이카에 온 사람들은 모두 싸이코야." 또 어떤 단원은 이렇게 말했다. "나, 우리만 빼고 모두 비정상이야." 뼈 있는 농담이다. 한국에서라면 업무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지인은 자신과 마음이 맞는, 자신의 수준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어쩔 수 없이 한 배에 타게 된 이곳 사람들은 업무에서부터 생활 하나 하나까지를 함께 해야한다. 몇 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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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구입 1차 완료일상/흔적 2008. 5. 2. 02:55
대략적인 귀로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가... 겨우...항공권을 질러주었다. 이것도 얼마나 사람을 귀찮게 했는지.. 한국 같으면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신용카드 결제 깔끔하게 되었을것을.. Aerolineas Agrentinas 항공권 구입은..홈피에서 페루는 아예 신용카드 구입 불가. 겨우찾은 항공권 대행 사이트에서는 기껏 다 신용카드 결제했는데 전화와서는 '그게 폼만 그렇게 있는거구..인터넷에서 신용카드 결제는 불가하고 직접 리마에 와서 카드 긁으라'고 한다...아니 그럼 결제시스템은 왜 넣어놨어? ㅡ,.ㅡ 여튼 이래저래..직접 은행가서 이체하고..그것도 몇 번을 예약 넣었다가 시간 지나서 취소되었다가를 반복하여..겨우 끝났다. * 2008년 6월 3일 : Lima, Peru (LIM) 01:25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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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낭 푸르기 귀찮아일상/흔적 2008. 3. 10. 11:36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더운 열기에 푹푹쪄도. 집이 최고다. 한 달도 더 되어 김빠져 설탕물이 되어버린 콜라를 마시고 있어도 집이 최고다. 나이가 들어주셨는지.. 이제 느끼한 음식들은 못먹겠다. 맛있는 쌀밥에 보글보글 된장찌개만 머릿속에 가득이다. 체력 다 바닥났다. 이래서 귀로여행 하겠니? 집에 돌아왔는데.. 이제 다시 짐을 싸야 할 날이 100일도 안남았다. 하나씩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진다. 그리고 섭섭하다. 오늘은 푹 퍼져주고. 내일부터. 새롭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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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일상/흔적 2008. 1. 22. 16:53
눈이 옵니다. 작년 겨울에도 조심스럽게 당부드렸지만, 이렇게 눈이 슬슬슬... 오기 시작할 때면 시각장애인용 점자보도블럭 위로 다녀주셨으면 해요. 어느덧 눈이 쌓이고 무심하게도 그 위로 바람이 불어 얼어버리면, 자신의 눈이 되어주는 노랗고 올록볼록한 그 길을 찾지못해 지척의 지하철도 먼 길 떠나듯 가는 친구들을 기억해주세요. 눈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당신의 작은 상냥함을 보여주세요. :) ----------------------------------------------------------------- 눈 없는 겨울을 보낸지 벌써 햇수로 3년째네. 올해는 눈오는 겨울을 한국에서 맞을 수 있으려나. 눈이 오면 시각장애인용 점자보도블럭 위로 다녀주세요.. 그러고보니...페루에는 점자보도블럭을 한번도 못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