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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흔적 2008. 5. 16. 10:27
    어느 사회에서나 비상식적인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지난 2년이란 시간동안
    마주칠 수 있는 한국사람이라고 해봐야 최대 100명이 되지 않는..
    너무도 작은 사회, 그러나 다양한 분야, 다양한 연령대, 개성 넘치는 사람들,
    즉 갖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전형적인 한국 사회의 축소판에 속해있었다.

    어떤 단원은 이렇게 말했다.
    "코이카에 온 사람들은 모두 싸이코야."
    또 어떤 단원은 이렇게 말했다.
    "나, 우리만 빼고 모두 비정상이야."
    뼈 있는 농담이다.

    한국에서라면 업무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지인은 자신과 마음이 맞는, 자신의 수준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어쩔 수 없이 한 배에 타게 된 이곳 사람들은
    업무에서부터 생활 하나 하나까지를 함께 해야한다.
    몇 십년간 전혀 안면도 없던 그야말로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말이다.

    이 극히 폐쇠적인 사회에서
    여지껏 전혀 보지도, 상상할 수도 없던 인격과 품행을 지닌 사람들을 만났다.
    좋은쪽의 인연, 나쁜쪽의 인연..모두.

    불행인지 다행인지 비단 이곳의 사람들만이 아닌 그동안 나의 인연이었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제대로' 느낄 수 있던 기간이었다.
    연락의 횟수가 아니라..단 한마디의 말이어도 그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단거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만날 수도 없는 이 먼 곳에서..
    내 마음에서 지워진 사람들을 이제는 아쉬워하지 않는다.

    이곳의 생활을 마무리하는 요즘
    이 경험들이 얼마나 내게 값진 것들이었나 생각하게 된다.
    덕분에 사람 보는 눈을 길렀고,
    덕분에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끊는 법을 배웠고,
    덕분에 나 자신을 돌아보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화를 다스리고 모든 것을 초월의 자세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능력까지 길러주었다.

    그리고....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얼마나 행운인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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