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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한 달 후, 일 년 후
    일상/리뷰 2009. 4. 3. 04:00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 / 최정수 옮김
    출판사: 소담출판사
    출간: 2007년









    <p.136>
    그는 조제에게 이렇게 말할 생각이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 말은 진실일 테니만,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할 터였다. 그가 그녀에게 그들의 사랑에 대해 말하자, 그녀는 그에게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했었다.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격렬한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 역시 그들과 같았다.

    <p.186>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에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나도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그의 손을 잡고 잠시 힘을 주었다. 그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그가 말했다.
    "조제, 이건 말이 안 돼요. 우리 모두 무슨 짓을 한 거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이 모든 것에 무슨 의미가 있죠?"
    조제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그러면 미쳐버리게 돼요."






    비오는 리마의 새벽길을 혼자 방황했던 그 날.
    불 붙이기를 실패한, 빗물에 젖은 담배는 참으로 덧없는 것이었다.




     "나 말이야, 지금부터 내 이름, 조제로 할래."
    .
    .
    .
    츠네오는 슬그머니 그 이름을 지은 연유를 물어보았다. 소설을 좋아하는 조제는 시청에서 운영하는 순회부인문고에서 소설책을 자주 빌려 읽는데(장애인은 무료),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추리소설인줄 알고 빌렸는데,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몇 권이나 빌려 보게 되었다.
    그 프랑수아즈라는 여류작가는 소설 속 여주인공의 이름을 조제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제는 이 작가의 소설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야마무라 구미코라는 이름보다, 야마무라 조제가 훨씬 더 멋있어 보였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아니, 분명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조제라는 이름이 그런 행운을 가져다 준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일이란, 그녀 앞에 츠네오가 나타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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