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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8일] 아테네 → 산토리니
    여행:: 지중해, 중동/04' Greece 2004. 9. 18. 01:26

    밤에 좀 춥긴 했지만..침낭 덕에 잘 잤다.

    짐 싸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예정보다 20분정도 숙소에서 늦게 나왔는데 그게 화근이다.

    생각보다 역까지 걷는 거리도 꽤 멀고..부지런히 걸어 신타그마 역에 도착.

    피레우스 항으로 가야하는데 아무리 봐도 바로 가는 노선이 보이지 않는다.

    노선도를 보면 바로 갈 수 있을거 같았는데..ㅡㅡ;

    역무원에게 물어 물어 Monastiraki에서 갈아타기로 하고 우선 들어갔다.



    아테네의 지하철. 전면광고 한번 정말 화려하다. ㅡ,.ㅡ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사람이 없다..ㅡㅡ;;

    Monastiraki역에 도착. 갈아타야 하는데...이게 웬일??? @.@

    피레우스 역으로 가는 길을 죄다 가려놓았다!! 아니ㅡ 어쩌라구??????

    한참을 우왕좌왕 헤매다 역무원 아저씨께 물어보니 오모니아로 가서 다시 돌아오란다..

    이건 또 뭔소리여....ㅡㅡ^

    알고 보니 공사 중이라 피레우스 역으로 가는 전철이 서지 않는 것.

    환장하겠다ㅡ 늦으면 안대는데..ㅡㅡ;

     

    겨우겨우 피레우스 역에 도착하고 나니 45분.

    배 출발은 8시. 걷는 시간까지 따지면 겨우 탈 수 있을 것 같다.

    서둘러 가야 하는데 항구 입구 바로 앞에서 신호등이 죽어도 안 바뀐다.

    차들이 미친 듯이 달려와서 무단횡단은 꿈도 못꾼다ㅡ

    앞에 있는 배를 보니 Dolphins 라고 써있는걸로 보아 내가 타야 할 배 인 것 같은데ㅡ

    어어랏...배가 출발하려고 한다.

    맘이 더 급해져서 옆에 경찰도 있었는데 다 무시하고 질주하는 차들 사이로 뛰어들어 무단횡단 성공!

    그 횡단보도에서 기다린 시간은 10년은 된 것같이 길 게 느껴졌다.

    그.런.데..눈앞에서 배가 출발해 버리는 것 아닌가?

    매정하다ㅡ 뛰어가고 있었는데..ㅠㅠ

    근데ㅡ 지금이 50분인데ㅡ 아직 출발시간 되지도 않았는데ㅡ 이렇게 출발해도 되는거야???

    일찍 도착하지 못한 잘못도 있지만..세상에 출발시간 전에 출발해 버리는게 어딨어??

    눈앞에서 타야 할 배를 놓쳐 버린 그 기분. 오ㅡ 완전 혈압 오른다..

    순간 망연자실...허무함과 어이없음.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표는 날린 셈이 되었고, 다시 표를 구할 생각도 끔찍. 구한다 해도 그때까지 또 뭐해?

    더군다나 표파는 곳 어디도 열지 않았고. 으아아아아악!!!!!!!!!!!!!!!!!!!!!!!!

    벤치에 아무생각없이 철버덕 앉아 있다가..빨리 다음 배표나 구하자..해서 다른 쪽 게이트로 가보기로 했다.

    슬슬 걸어가고 있는데...어어어랏..또 배들이 보이네??

    이때 뇌리에 스치는 건...저 배들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어보며 옆에 있던 경찰에게 물어보니 한쪽 배를 가리킨다.

    그때부터 죽어라 뛰기 시작. 배는 또 떠나려 한다.. 이게 무슨 첩보 영화도 아니고..촌각을 다퉈..ㅡㅡ;

    경찰이 뒤에서 소리 지른다.

    "run~~run~~!!!!!!!!"

    무거운 배낭은 나를 짓누르지..숨은 턱까지 찼지..포기하고 주저 앉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테

    배를 또다시 놓칠 순 없잖아?? 진짜 이 악물고 뛰었다ㅡ

    배 갑판에서는 승객들이 모두 난간에 기대어 죽어라 뛰는 내 모습을 일제히 주시하고 있었다..T.T

    조그만 동양애가 지만한 배낭을 메고 뛰어오고 있었으니...그래! 우ㅡ스ㅡ웠ㅡ겠ㅡ지!!!!!

    배에 승선했을 때 그 안도감과 성취감. 약 15분 사이에 이렇게 희비가 교차하다니..

    완전 쇼했다. 아침부터ㅡ

    이번여행 모토가 '삽질하지 말자' 이거늘..어째 불안불안하다..ㅡㅡ;

    오늘의 교훈.

    배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리고 배는 예정보다 일찍 출발하지도 않는다..ㅡ,.ㅡ

     

    숨좀 돌리고 나니 장난 아니게 춥다. 침낭으로 둘둘 뒤집어 쓰고 있어도 온몸이 떨리는...



    몇시간을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나니 드디어 어느 섬에 도착한다. 이제 다 왔나 보다!

    근데...어떤 사람은 내리고..어떤 사람은 안내리네..

    이 섬이 아닌가?? 여기가 도대체 어디야? 아니..안내방송은 또 왜 안해줘??

    내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진짜 수 억만번 고민했다.

    이 이후에도 몇 군데의 섬을 더 경유했다.

    물론 그때마다 영어안내방송은 절대 없었고ㅡ 그리스어 안내방송속에서 섬 이름을 알아듣기 위해

    온갖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ㅠㅠ







    이오스 섬의 흰 교회. 에게해의 푸르른 색과 어울려 마치 그림 같았다.



    파로스, 낙소스, 이오스를 경유해 한참을 더 달려 드디어 저 멀리 보이는 섬.

    이번엔 필이 꽂힌다. 드디어 산토리니!



    집들이 모두 절벽위쪽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해일을 피하기 위해서 저렇게 높은 곳에 집을 짓게 되었다고 들은 듯.



    위치상으로 보아 배에서 바라보는 섬 왼쪽에 있는 마을이 석양으로 유명한 이아 마을일 듯.

     

    그리스는 이곳 산토리니를 보기 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시 푸른색과 흰색의 조화로 이루어진 집들이 나오는 포카리스웨트의 광고를 본적이 있는지?

    그곳이 바로 가장 아름다운 섬 산토리니 이다.

    이 섬은 화산섬인데, 화산폭발로 갑자기 사라져 버린 전설의 제국 아틀란티스라고도 알려져 있단다.





    저 검은 섬은 초승달 모양의 산토리니 섬과 마주하고 있는 화산섬.

    가까이서 보면 온통 새까만게 징그럽다..ㅡㅡ;



    구불구불 한 길을 따라 절벽을 오르는 차들을 보자니 아찔하다.

     

    배에서 내리니 숙소 삐끼들이 반겨(?)준다.

    흥정을 하고(사실 처음으로 하는 흥정이라 그냥 부르는 가격에 갔다..생각했던 것보다 싸게 불러서)

    차를 타고는 숙소에 도착.



    요기가 머물게 될 숙소.

    깨끗하고, 앞은 탁 트여 전망도 좋고...수영장도 있었다..물은 없었지만..ㅡㅡ;

     

    저녁거리랑 낼 먹을 것도 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풀 뜯어 먹고 있는..근데 쟤가 말이었나?? ㅡ,.ㅡ



    지나가다 예뻐서 한컷.



    여기도 맛있다고 소개된 삐따가게 '럭키 수블라키'.

    설마 이번엔 맛있겠지..ㅡㅡ;



    어제 먹었던 것보다 훨~씬 맛있다! 굿굿굿!

    빵이 마치 호떡같이 쫄깃하다..턱에 문제 있는 나로선 살짝 먹기 버거웠지만...

    그리스 하면 젤 먼저 생각나는 것은 지금도 먹고 싶은 삐따!

     

    자그마치 배를 10시간을 탔다ㅡ 하도 오래 타서 그런가 가만히 있어도 배에 타고 있는 느낌이다. 울렁울렁~

    하루종일 배에서 시간을 다 보내서 정작 오늘은 이곳을 둘러볼 시간이 없었지만 이곳이 왠지 마음에 든다.

    그림같은 광경.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

    아직 본 모습을 겪어보진 못했지만. 이곳이 정말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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