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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업을 시작하다
    페루:: Perú/KOICA - Trujillo 2006. 12. 11. 15:09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기초 수업을 시작했다.


    올해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한 달 코스로 컴퓨터를 전혀 다루지 못하는 선생님들이 그 대상이다.


    오전에 11명 오후에 12명..


    연말이다 뭐다 바빠서 결석을 하시는 선생님들도 있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어 수업을 듣겠다고 오셔서는 하나하나 열심히 따라하시고 즐거워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을 보면..하나라도 더 알려드리고 싶고...그렇다.


    이런게 선생님 마음이겠지..?


     


    수업을 하다보니...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수업이 있는날은 하루종일 학교에 있어야 하고, 수업을 하고나면 온몸에 기운이 다 빠진다.


    아직 요령이 없어 그렇겠지만...다음 학기부터 40명의 학생을 어떻게 가르친담;;;;


     


    그래도 수업을 하니 선생님들과 조금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너무 많아서 얼굴조차 알기 힘들던 분들도 슬슬 눈에 익고...


    내년에 체력과 시간이 허락하면 선생님들을 위한 수업을 하나 개설하고 싶은데,


    가능할 지 모르겠다. 아직까지 언어가 장벽이다.


    수업 자료에서부터 모든것을 에스파뇰로 준비하다보니..


    1시간의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며칠을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하는지 모르겠다.


     


    아직 용어들도 익숙하지 않고 하여...그날의 수업 대본을 미리 준비해 가는데..


    기껏 준비해간 대본도 소용없게 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2006년 12월 6일 인터넷 기초수업 두번 째 시간.


    이날 수업중에..핫메일 계정을 만들어보고 메일을 쓰고 받는 실습을 진행 중이었다.


    메일 계정을 하나 만들려면....얼마나 많은 정보들(이름, 생년월일, 출생지 등)을 넣어야 하는지..


    아직 마우스 조작도 서투른 초보들에게 이런 많은 입력 요구는..그것을 다 채우는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림은 물론이다.


    게다가 웬만한 id는 이미 다 사용중이라...아직 사용되지 않은 id를 찾아내는것도 힘들었을뿐만 아니라


    실습 환경이 그닥 좋지 못해 툭하면 일어나는 스크립트 에러로..


    기껏 써놓은 정보들이 순간 다 날아가기 일쑤였다.


    id자동생성 방지를 위해 그림에 보이는 대로 알파벳을 넣으라는 것도 암호해독을 하다시피 힘들게 입력하시고..


    뭐...이런저런 힘듦은 있었지만..그래 여기까진 다 좋다 이거다!!!


    정말 어처구니 없던 부분....


    우편번호..를 넣는 부분에서 막혀 버리고 만 것이다!


    아무렇게나 입력하는것을 막기 위해 자리수 체크를 하는데...


    (한국 주소의 경우, 6자리의 숫자인지 여부를 체크한다.)


    어떻게 된 노릇인지....몇 자리의 숫자를 넣어도...제대로 된 우편번호를 입력하라며..자꾸 뱉어내는 것이다ㅡ


    1자리 숫자에서부터 13자리 숫자까지...다 해봤다;;; 물론 공백으로도 해봤다...


    안된다..ㅠㅠ


    수업에 참여한 모든 선생님들께 물어봤다..


    "페루에서 사용하는 우편번호가 몇 자리 숫자에요?"


    "우편번호같은거 없는데~"


    대략 난감이다;;


    아무도.....우편번호가 뭔지...아는 사람이 없다..ㅠㅠ


    이 우편번호를 넣지 못해....1시간째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 발생 ㅡ.ㅡ


    기어이 한 선생님이 secretario(비서) 한테까지 가서 물어보고 온다.


    "05144 래~"


    다들 술렁였다..그리고 기쁜맘에 05144를 넣었다...(아까 5자리 조합도 넣어봤었는데;;;)


    그러나...


    역시 안된다.....OTL


    가만보니....저 번호는...우편번호가 아니라...전화번호잖아! ㅡㅡ+


    (51 국가번호 44 지역번호)


    그렇다....아무도 우편번호를 아는이가 없다...


    그렇다면...이미 핫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은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궁금해진다..


    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을 찾아 물어본다.


    "그냥 공백으로 한 것 같은데~"


    안된다니까....ㅡㅡa


     


    이 난관을 어찌 헤쳐갈까...잠시 고민하다가...구글에서 페루의 우편번호를 찾아보았다.


    Códigos Postales (우편번호)가 나오는데..어째 우편번호 같이 안생겼다..


    혹시나 해서 넣어봤다...역시 안된다.


    중간에 공백도 넣어줘야 하나??? 다시 해본다......


    으헉....된다!!!!!!!!!!!


     


    여기서 결론.....검색의 중요성!!    <= 지난시간에 검색하는 방법 수업을 진행해 놓고!


    페루의 우편번호는 리마(LIMA 01 ~ LIMA 43)와 까야오(CALLAO 1 ~ CALLAO 6)에만 존재하는 것 같다.


    다른 지역의 우편번호는 페루 우체국 홈페이지에도 나와있지 않다.


    며칠 전 확인차 찾아간 우체국에도 역시 리마와 까야오의 우편번호만 있다.


    구글에서 조회해보면 놀라겠지만..


    정작 페루아노들도 자신들의 우편번호를 몰라 핫메일 계정을 만들 수 없어


    제발 우편번호좀 알려달라고 올라 온 질문이 수도 없다 ㅡ.ㅡ


    이쯤되면...이런식으로 우편번호를 체크하려는 핫메일의 잘못이다! (사용하는 나라에서나 체크를 하라고!!)


     


    하여간...우편번호를 알아내어 모두의 계정 만들기에 무사히-_- 성공했을 때...소리라도 지를 뻔했다;;


    그리고..그 때의 그 당황스러움에 힘입어...준비해간 대본은 무용지물이 되었고,


    땀 삐질삐질 흘리며 어버버버버로 수업을 겨우 마무리 지었다.


     


    뭐...덕분에 위기상황 대처 훈련은 톡톡히 치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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