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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루에서 겨울나기
    페루:: Perú/일상 2007. 7. 17. 04:28
    벌써 페루에서 두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다.
    작년 겨울은 리마에서 보내고 끝 무렵 뜨루히요에 왔으니
    뜨루히요에서 혼자 보내는 겨울은 첫 해.

    작년 페루에 막 도착했을 때 좀 쌀쌀했지만 시원하네~ 이럼서 얇게 입고 다녔을때
    선배 단원들이 "안추워요? 역시 온지 얼마 안돼서 다르네."라고 했었다.
    이젠 내가 그런다.... 10도 정도의 기온에 얼어죽겠다고 호들갑이다. 역시 사람의 적응력은 무서운거다.

    영하로 떨어지는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춥게 느껴질까?
    가장 큰 이유는 난방시설 자체가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집은 바람을 막아주는 공간에 불과하다.
    특히 비가 오지않는 이곳에는 지붕없는 집들도 허다하다.

    해가 뜬 낮에는 반팔을 입고 다닐만큼 덥다가도 밤이 되면 추워지는..그야말로 사막기후다.
    바람만 불지 않으면 덜 추울텐데. 이상하게도 쉴새없이 바람이 분다.
    (그래도 이 바람은 여름엔 내게 없어서는 안될 고마운 존재다.)

    요즘들어 특히 해의 고마움을 몸소 느낀다.
    낮에 해가 뜨면 그래도 그날 밤은 버틸만 하다.
    해가 뜨지 않는 날은 밤새 떨어야 한다.

    저녁형 인간인 탓에 밤새 무언가를 하다보면 추위에 하도떨어 온 몸이 뻐근하다.
    너무 추워서 남부 지방단원(페루의 기후는 겨울과 여름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우기와 건기로 구분해야 한다. 현재 씨에라 지역은 건기)에게 공수받은 온풍기로 이 겨울을 헤쳐나가고 있다.
    잘 때는 물품으로 지급받은 전기장판과 함께..
    이 두 가지가 아니었으면 동사했을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어느 지역에서 9도의 온도에 사람들이 얼어죽는다는 소리 듣고 웃었었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 ㅡㅡ;)

    이럴땐 한국의 따뜻한 바닥이 그립다.

    요새는 그래도 낮에 해가 잘 떠서 한창 추울 때 보다는 좀 나아졌는데,
    전에 같은 동네에 사는 단원이 추위를 참지 못하고 난방기구를 사러 센트로에 나갔을때다.
    아무리 찾아도 마땅한 난방기구가 없어서 (사실 뜨루히요는 영원한 봄의 도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마침 학교 선생님을 만났단다. 그래서 난방기구를 찾고 있다 했더니
    자기네들은 추우면 옷을 껴입는다며, 왜 구지 그런것이 필요하냐는 식의 답이 돌아왔다고.

    그러니 페루아노들은 한국인들이 집에서 신발을 벗는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추워도 발이 답답한것은 견지디 못하는 나.
    그런 내가 잘 때도 발이 시려워 양말을 신고 잤었다고 하면, 그 만큼 이 겨울도 추웠던 것이다.

    가난한 자들에게 겨울은 정말 혹독한 계절이다.
    빨리 이곳 영원한 봄의 도시 뜨루히요에 진정한 봄(primavera)이 찾아오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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