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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2월 14일 : 우유니 - 우유니 투어(Uyuni Tour) 1일째
    여행:: 남아메리카/08' Bolivia 2008. 3. 15. 02:33
    ☆ [2008년 2월 14일 : 우유니 - 우유니 투어(Uyuni Tour) 1일째]

    07:00 - 우유니 도착.
    버스에서 꼼짝도 못하고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었더니 온 몸이 뻐근하다.
    버스에서 내리면서부터 훙힌이는 상태가 더 안좋아졌다.
    도저히 오늘은 투어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 일단 오늘은 숙소를 잡아 하루 쉬고 내일부터 합류하기로 했다.

    그러나....지금 상태로 봐서는 여행을 계속하기도, 집으로 돌아가기도 벅차보인다.
    내일은 만날 수 있기를.......

    조금 지루할 것 같기도 했지만..소금 호텔에서의 1박까지 포함하여 3박4일 투어를 신청했다.
    소금 호텔은 전기도, 물도 없는데...또 다시 와라스의 추위를 겪어야 하는걸까?



    10:45 - 투어 출발. 당일 투어팀(영국 남, 스코틀랜드 남, 미국 부부, 브라질 남, 콜롬비아 여)과 합류.

    10:50 ~ 11:00 - Cementerio de Trenes



    "Asi es la Vida!"




    소금 공장이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소금으로 만든 기념품을 팔고 있다. 소금으로 만든 야마를 몇 마리 샀는데...과연 집에 돌아갈 때까지 부서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소금 호수 (Salar de Uyuni) 도착.



    새파란 하늘과 호수로 변해버린 소금 사막.



    해발 3,660m의 고지대에 난데없이 이런 소금 사막이 있다는게 정말 너무 신기하다.
    건기에는 온통 소금만 가득한 소금 사막이지만 우기에는 물이 차서 소금 호수로 변한다.



    눈이 너무 부셔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조차 없다.
    소금 호수에 그대로 반사되는 하늘...사진 속에서만 보아오던 이곳에 실제 내가 서 있다니..믿을 수 없다.



    찰랑찰랑 물이 찬 소금호수 위로 차가 미끄러지듯 들어간다.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저 멀리 태극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홋~ 가슴 속 부터 뭉클해지는 이 느낌! 쿄호.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태극기는 없었는데 이에 울분-_-을 터뜨린 한국인 여행객이 꽂아놓은 것이다.
    태극기의 크기가 가장 크다! 여행할 때마다 항상 태극기를 가지고 다니는 나도 이번 여행은 굳이 꺼낼 필요가 없다ㅡ
    지구 반대편의 나라 중 소금으로만 뒤덮힌 물도 전기도 없는 곳에 꽂힌 몇 개 안되는 국기들 중에 태극기를 볼 확률은??
    일본에 이어..한국인들..드디어(?) 배낭여행의 마지막 코스라고도 여겨지는 남미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실제로 최근들어 남미를 찾는 한국인 배낭여행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나 역시 이번 여행중에 한국인을 꽤 만나 신기해 하던 터다.



    12:30 - 소금으로 만들어진 소금 호텔(Hotel Playa Blanca) 도착.
    사람들이 호텔 주위에서 소금 호수에 넋이 빠져 있는 동안 방을 배정받아 짐을 풀렀다.

    점심은 스파게티.
    페루에서 모든 파스타에 소스가 부족하다고 그렇게 불평이었는데...여기는 아예 소스가 없다 ㅡ,.ㅡ
    대체 어쩌라고;;;;; 그냥 삶기만 한 허여멀건한 파스타에 오이와 토마토만을 곁들여 먹는 맛? 뭘 기대해..그냥 배만 채워.



    14:30 - 나만 이 소금 호수 한 가운데에 내려두고..당일 투어팀이 떠났다.



    침대도 소금으로 만들어졌고..벽도 역시 소금이다. 이불은 야마 모피.



    테이블도 역시 소금. 소금 소금 소금......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버린 소금 호수는 고요함만이 남았다.
    물어보니..오늘 이곳에서 묵는 투숙객은 나 하나란다 ㅡ.,ㅡ 내일까지 아무도 없는 이 곳에서 혼자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그렇게 느껴보고 싶다고 외치던 절대 고독을 내가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따뜻한 햇살 아래 소금 호수를 산책하고, 가만히 앉아 미치도록 하얀 이 풍경을 질릴 때까지 보고있고,



    맥주 한 병을 사와 소금 탁자에 앉아 천천히 마시며 밀린 일기도 쓰고 스도쿠도 풀고..간만에 여유로운 오후다.
    그렇게 별 짓을 다 했건만...여전히 해는 중천이다.
    물이 없어 퍼와야 한다는 이유로 화장실은 Bs.5 나 받으면서 맥주는 Bs.10 이다. 참 제멋대로 물가다.
    잠시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도 보고...또 다시 밖에 나와서 사진 찍기 놀이도 하고...
    그러다 혼자 셀카 찍기 놀이도 하고. 그렇게 조금씩..절대 고독-_- 놀이에 지쳐가고 있을 때....

    아침에 여행사에서 봤던 일본애들 둘이 들어온다. 이곳에서 오늘 묵는단다.
    쿄호~ 이제 혼자 처절한 절대 고독을 느낄 필요가 없어졌다! 으흐.

    태성이와 쇼고. 에스파뇰을 못하는 그들과 영어를 못하는 나.
    마침 태성이가 한국말을 약간 할 줄 알아 어설픈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 에스파뇰이 섞인..그야말로 대혼동이 시작되었다.
    서로 말을 주고 받다보니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현석이와 함께 놀았었다며 사진을 보여준다. what a small world!



    사진 찍으러 들어온 사람들이 한 팀 있었을 뿐..여전히 이곳은 절대 고독 중이다.



    태성이와 쇼고. 수건을 꺼내더니 매직으로 뭔가를 적어서는 가져나가 깃발을 만들었다.
    '우유니-하폰' 이라고 가타카나로 써 놓고는 좋다고 난리를 치더니 결국엔 일본 국기 밑에 수건을 매달아 놓았다.
    과연 얼마나 그 수건이 버티며 붙어 있어줄지는 알 수 없지만;;;;





    19:00 - 일몰
    해가 지기 시작한다.
    매 시각마다 변하는 하늘 색.
    하늘은 파란색이 아니다. 보라색도 되었다가 붉은색이 되었다가 노란색을 띄기도 한다.







    어느새 해가 지고....온 사방은 어둠 속에 갇혀 버렸다.



    촛불을 켜놓고 먹는 저녁.
    질긴 소고기인줄만 알았더니 야마고기란다. 별로 맛 없다;


    밤이 깊자 이 조용한 곳이 더 조용해 졌다. 들리는것은 바람소리 뿐.
    야마똥을 말린 연로로 난로를 피웠다. 타는 소리가 야마 울음소리처럼 들린다.
    밖에는 달빛 만으로도 소금 호수가 빛나고 하늘에는 쏟아질 듯 한 별이 한 가득이다.
    갑자기 등장한 콜롬비아노 까를로스(현재 우유니에 거주하고 있는..호텔 주인과 친구인데..시찰 겸 방문했다)의 수다 때문에
    더 이상의 절대 고독은 느낄 수 없었지만 그가 준 인스턴트 커피의 맛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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