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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0619: 산티아고(Sanriago)] 망할넘의 비
    여행:: 남아메리카/08' Chile 2008. 7. 10. 14:46

    ☆ [2008년 6월 19일: 산티아고(Sanriago), 칠레]

    칠레 와인 보데가 중 가장 유명한 꼰차 이 또로(Concha y Toro)를 방문하려고
    어제 관광안내소에서 예약을 해 놓았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도저히 이불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어머, 왜 이렇게 추운거야...
    밤새 자가다 몇 번이나 깼는지 모르겠다.
    오들오들..
    그 동안 아르헨티나에서 계속 추운 지역에 있었어도
    호스텔에서 난방이 하도 잘 되어 있어서 침낭 괜히 가져왔다고 툴툴거리고 있었는데.
    자다가 저 침낭을 꺼내어 덮을까 생각만 백만 번.
    너무 추워서 시계를 보러 손 조차 뺄 수 없어 그냥 밤새 오들오들 떨기만 했다.

    아침이 되어도 밤새 떨어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밖은 여전히 비가 주룩주룩이다.
    에라 모르겠다. 보데가 방문은 짼다.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자다가 뒹굴 거리다가 일어나니 오후 1시 반이 다 되어간다;
    이긍...오늘 하루도 다 갔군.

    할 일도 없고...지하철 투어?


    지하철 표 끊는 곳.

    지하철 요금은 구간이나 환승여부는 상관없고 타는 시간에 따라 다르다.
    출퇴근 시간은 더 비쌈.


    개찰구.

    들어간 표는 다시 나오지 않음.
    표 만드는 종이 아깝다;;


    지하철 들어오고 있음.



    녹색 노선이 우리나라 2호선을 생각나게 한다.




    날도 춥고, 일식집을 찾아갔다.
    비 쫄딱 맞으며;;;;
    칠레는 중국집보다 일식집이 더 많다. 페루에도 이랬음 얼마나 좋아;;



    아슬아슬하게 시에스타 5분전에 도착하여 우동과 스시를 먹어주고..

    후식은 터키쉬 커피를 하는 집을 찾아.



    간만에 마시는 터키쉬 커피에..잠시 잊고 있던 중동 여행이 생각났다.
    그 때 반해버려 결국 타바코랑 바리바리 사가지고 한국 들어갔던 시샤..
    이상한거 사왔다고 괜히 구박만 이빠이 받았던 그것들..

    비가오니 뭘 할 수가 없다.
    거리를 걸을 수도, 언덕을 올라 시내를 감상할 수도, 이 망할놈의 비.

    이럴 줄 알았으면 산티아고에 도착한 첫 날 사진을 좀 찍어둘걸..
    그때 날씨가 하도 화창해서 난 매일이 그런 줄 알았지 ㅠㅠ
    산티아고는 겨울이 우기인가보다. 겨울엔 이렇게 매일 비가 온단다.
    한국은 지금 여름이라 장마일텐데..

    맥주를 사가지고 숙소에 돌아와 어제 먹다 남은 식재료로 대충 저녁을 해먹었다.
    소시지 야채 달걀 볶음밥.

    케찹이랑 고추장을 약간 넣어 나름대로 꽤 훌륭했던 이 음식에
    호스텔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물어본다.

    “이게 너네 나라 음식인가봐?”

    “이 음식 이름이 뭐야?”

    “나도 몰라. 걍 어제 먹고 남은 걸로 만든 거야 ㅡ,.ㅡ”

    좀 한가롭게 쉬면서 조용하게 식사나 해볼까 했더니 사람들이 어디선가 자꾸 나타난다.
    참, 오늘은 칠레와 베네수엘라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지.
    축구 경기를 보러 온 동네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



    이 호스텔 사람들은 장사엔 관심도 없고 매일 어디선가 친구들이 나타나 밤마다 놀다 간다.
    뭐..어차피 지금 투숙객들도 없고, 동네-_- 사람들이라도 놀러 와야 덜 심심하긴 하다만..
    대부분이 이 곳에서 공부하러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어서 국적도 다양하다.

    축구 경기가 시작됐다.
    전반은 좀 지루하게 가더니 후반 들어 양측이 치열하다.
    결국 3:2로 칠레가 승리했고, 칠레는 온통 흥분의 도가니탕에 빠졌다.

    어제의 추위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오늘은 단단히 무장하고 잠자리를 준비했다.
    내일은 제발 비가 오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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