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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이현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간: 2007년 |
한때 가까웠던 누군가와 멀어지게 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어른이 된 다음에는 특히 그렇다.
- 삼풍백화점 中
언제 한번 보자.라는 문장은 이를테면 언어적 관습이었다. 그것은 Good-bye의 이음동의어인 동시에 See you later의 번역이었다. 피차 부담 없이, 부드럽게 전화를 끊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인 것이다.
유행을 무시하며 살 수는 없을 줄 알았다.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삶은 유행보다 더디게 지나간다.
- 위험한 독신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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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번 보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
저 명제의 뜻대로 지난 이십여년을 지냈는데 어느 순간엔가부터 저런 형식적인 말이 너무 싫어졌다.
저 말을 끝으로 대화를 끝내면 며칠이고 계속에서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달력을 보고 정말로 '한번 볼' 날짜를 잡으려 애써보지만 그것이 나만의 노력임을 알았을때의 허무함과 실망감이란?
내가 정말로 봐야 할, 보고 싶은 사람들은 그저 지하철 역에서 잠시 만나 담소를 나눠도 좋다.
'바빠서' 라는 말은 그저 핑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