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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가 왔다
    페루:: Perú/일상 2006. 12. 1. 13:51

    내가 현재 살고있는 페루의 코스타(해안)지역은 사막이어서 비가 오지 않는 곳이다.


    씨에라(산악지역)나 셀바(밀림지역) 쪽은 요즘 우기가 시작되어 비가 종종 온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국처럼 오랜시간 퍼붓지는 않는것이 보통이다.


     


    비가 오지않는 뜨루히요에도..가끔 분무기처럼 비가 뿌릴 때가 있다.


    감질맛나게 비가 올 때면 좍좍 쏟아지는 한국의 비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정작 그렇게 비가온다면 귀찮다고 또 짜증내겠지만...


    집에서 창밖으로 쏟아지는 비를 보며 차 한 잔 마셔준다면..얼마나 마음이 시원하겠냐;;)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보니..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안그래도 요즘 비가 그립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내려주시는 비에 좋아라하며 옥상으로 올라갔다.


    땅이 다 젖었다. 빗방울도 제법 굵다.


    이정도면....여기선 폭우다 ㅡ,.ㅡ


    올해 엘니뇨가 온다고 하더니...이런 이상기후가..


     


    비 냄새가 났다.


    바람에 이끌려 멀리 흙 냄새가 전해오는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비 온뒤의 흙 냄새...


    한동안 가만히 서서 비를 맞았다. 가슴이 후련해지는 것 같다.


     


    이곳에도 가끔 장대비가 내려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자 멀리 지붕이 없는 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 역사를 가진 찬찬 유적지가 비에 녹아내리는 것 보다


    비가 오면 집안에서도 꼼짝없이 비를 맞아야 하는 이곳 사람들때문에 내 욕심에서 나온 바람은 다시 지워버렸다.


     


    내리는 비를 우산으로 막는 사람들을 오히려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


    비가와도 우산의 존재를 떠올리지 않게 되는 날. 그때는 내가 이들과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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