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2월 20일 : 꼬빠까바나(Copacabana) → 뿌노(Puno) → 아레끼빠(Arequipa)]
드디어(?) 볼리비아를 떠나는 날.
마치 그림같았던 띠띠까까 호수를 끝으로 페루로 돌아간다. 여행의 전반전이 끝나고 있는 것이다.
09:00 ~ 09:15 - 페루-볼리비아 국경 (Yunguyo)
버스를 탄 지 얼마 안되어 국경 마을에 도착했다.
걸어서 국경을 통과하는 기분은 언제나 색다르다.
볼리비아 입국 시 짜증나게 했던 것과는 달리 출국 수속은 도장 한 번으로 너무도 싱겁게 끝나버린다.
입국시 거쳤던 Desaguadero보다 훨씬 조용하고 깨끗한 느낌이다. 아마도 시장이 없어서 그런거겠지.
이 문을 지나 페루 땅에 도착했다.
너무도 익숙한 꾸스께냐 캔 맥주의 조형물이 반겨준다.
'웰컴 투 페루'를 보는 순간 내 집에 돌아온 것 만 같은 알 수 없는 안도감이 든다. 역시 페루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다.
12:30 ~ 19:30 - Puno ->Arequipa
이제 조금만 가면 아레끼빠에 도착하겠구나~ 라고 즐거워하는 것도 잠시.
출발을 한건지 만건지......동네마다 다 서며 온갖 잡상인들이 타서 소란스럽게 하고,
안 먹는다는데도 줄기차게 께소, 초클로를 외쳐대는 것을 보니 진짜 페루에 있는 것이 실감난다.
훌리아까를 넘으면서 멋진 경치를 즐기는 것 역시 잠시. 희박한 공기속에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mp3로 듣는 2005년도 정지영의 스윗 뮤직박스.
내가 좋아하던 노래가 나올 때면 흥얼흥얼, 사연을 읽을 때면 온갖 금기단어(감자탕, 김치찌개, 조개구이 등등)가
나오는 통에 이어폰을 잠시 빼고 있어야 하는 고문의 순간. 그러다 지겨우면 잠이 들기도 하고..
창 밖을 보니 비가 쏟아진다. 내리는 비에 길은 엉망이다.
느릿느릿 가는 이 속도로 언제 도착할 수 있을까.
유라(Yura)를 지난다. 이제 진짜 거의 다 왔다. 상실언니가 김치찌개와 잡채를 해놓고 기다리고 있다는 전화에
뱃속은 난리를 치고 있는데 이번엔 차가 말썽이다. 바퀴에 돌이끼어 제거 작업을 하느라 한 시간이나 서 있었던 것.
이래서 좋은 차를 타야 하는거다. ㅠㅠ
어쨌든....무사히 아레끼빠 입성이다!
아디오스 볼리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