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Per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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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대통령페루:: Perú/일상 2007. 9. 20. 07:59
대부분의 남미사람들이 그러하듯 페루사람들은 춤추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음악만 나오면 언제 어디서고 춤을 춘다. 생일 등의 이유로 현지인 집에 초대받아 가게 되면 의심할 여지없이 춤 파티가 시작된다. 나같이 춤을 못 추거나 춤추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고역일 수 밖에 없다. 음악이라도 익숙하면 막춤이라도 추겠지만 살사, 메렝게, 레게똥 등의 아직은 낯선 리듬과 박자는 나를 영락없이 몸치로 만들어버린다. 아줌마건 아저씨건..꼬마아이건 노인이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데 성별과 나이는 문제가 아니다. 몸이 너무 뚱뚱해서 '과연 저 몸으로 춤을 출 수 있을까?'싶은 사람들도 나보다 훨씬 허리를 잘 돌려 나를 더욱더 민망하게 만든다. ㅡ,.ㅡ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의 취임 1주년 되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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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괴롭게 하는 것, 소음페루:: Perú/일상 2007. 9. 18. 09:33
페루에서의 삶을 나는 항상 즐겁게 받아들이려 한다. 그러나 절대 적응하지 못하고 나를 괴롭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소음의 고통이다. 방음시설이 거의 전무한 이곳은 온 사방이 소음에 노출 되어있다. 사소하게는 우리집을 누르는 것 같은 옆집의 초인종 소리에 자다가도 깜짝 놀라며, 아랫집에서 부르는 노랫소리에 귀를 막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주택가에 들어선 학교는 시도 때도 없이 밴드 연습을 하고 (내가 일하는 학교에서도 때를 가리지 않고 하는 밴드 연습에 수업진행이 힘든 일은 이제 예사다), 택시들은 습관적으로 클락션을 울려댄다. 이는 신호등이 거의 없는 페루의 교차로에서 상대 차에게 주행을 알리는 신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손님을 태우기 위해 사람만 보면 클락션을 울리는 택시들 때문에 그냥 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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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어시장페루:: Perú/일상 2007. 9. 7. 16:20
우연히도 뜨루히요에 있는 단원 5명 모두는 교육 담당이다. 때문에 방학이었던 8월은 유난히 다같이 모일 기회가 많았는데 그 중 어느 날. 여느때와 같이 먹기 위해 모인 우리는 김밥과 자장면을 배불리 만들어먹고 난 후 수다를 떨다가 예전부터 언젠가 한 번 가자고 했던 어시장 이야기가 나왔다. 그 때 시각은 이미 새벽 1시; 바닷가 도시인 뜨루히요. 택시타고 10분이면 바다에 갈 수 있는데 그 근처에 새벽 어시장이 있다고 들었던 것. 회에 너무나 목말라하던 우리는 말나온김에 아예 밤을 꼴딱 새고 새벽 4시 30분. 어시장을 찾아나서기에 이른다. 아무도 회 뜰줄조차 모르면서..사오면 어떻게든 먹겠지;;하는 맘으로..오로지 회를 먹고싶다는 욕망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다. ㅡ,.ㅡ 어시장 도착시간 새벽 4시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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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호숫가페루:: Perú/일상 2007. 8. 23. 10:47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호숫가에 앉아 그가 내게 물었다. "남한과 북한의 차이가 뭐야?" 이것저것 설명하다가 가장 큰 차이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두 이념의 차이라고 어줍짢게 답변했다. "그럼 넌 어느것이 좋아?" "음..당연히 난 내가 태어난 민주주의가 좋지. 공산주의는 이념은 좋은데 현실적으로 너무 불가능해." "민주주의나 공산주의..난 그런거 잘 몰라. 관심도 없고. 정치..그런게 왜 필요하지? 난 이곳 와라스에서 태어나고 자라고..이 아름다운 땅이 삶의 터전이고 우리에게 음식을 주고..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 너무 아름다워 가슴이 벅찬 그 자연 앞에서, 조그맣고 검은 피부의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순간 무어라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저 이어지는 그의 말을 들으며..과연 누가 더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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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 (28 de julio)페루:: Perú/일상 2007. 7. 29. 14:34
7월 28일은 페루의 독립기념일이다. 한국의 광복절과 같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날을 맞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한다. 밖에 나가니 집집마다 게양한 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물론 한국에서도 국경일에는 국기를 게양한다. 그러나 광복절을 그저 하루 쉬는 연휴 쯤으로 치부해버리는 반면(나 조차도) 페루의 독립기념일은 페루에서 가장 큰 국경일이다. 며칠 전부터 사람들은 이 날을 위해 준비를 한다. (놀기 좋아하는 페루 사람들에게 이 날은 여행을 가고, 젊은 사람들은 마시고 놀고..놀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일단 이 날을 대하는 시각을 말하는 것이다.) 독립기념일에 달고다니는 뺏지를 하나씩 마련하여 기념하고, 센트로엔 국기를 파는 사람들로 넘치며, 각 상점과 기관엔 독립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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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클럽 제2회페루:: Perú/KOICA - Trujillo 2007. 7. 29. 13:56
영화클럽 두 번째 상영작은 괴물 (The Host, 2006 ) 지난번 영화 '시월애'의 처절한-_- 실패이후 선정된 작품. 결과는....흥행 성공! 그 동안 수업 마지막 시간마다 영화를 틀어주면서 느꼈던 것이지만, 오늘로써 확실히 알 수 있게 된 것. 아이들은 몸으로 웃기는것을 좋아한다! 별로 재미있지도 않은 부분에 꺽꺽 넘어간다. 나중에는 송강호씨만 화면에 잡혀도 아이들이 자지러졌다는;; 영화가 끝나고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언급했던 부분은 한강에 대한 설명, 스포츠 양궁, 그리고 한국주재 미군과 이 영화의 모티브 이기도한 맥팔랜드 사건. 이 영화반을 만든 목적이 아이들에게 접하기 힘든 한국 영화를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자는 취지였는데 아무래도 고등학생들을 ..